문무일 총장 후보 내일 청문회…수사권 조정 쟁점 부상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56·사법연수원 18기)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문 후보자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방안과 BBK 기획입국사건, 성완종 리스트 사건 등 과거 문 후보자가 수사한 사건들을 놓고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 문 후보자를 상대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문 후보자는 21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통해 검찰총장에 임명된다면 Δ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 확보 Δ인권을 존중하는 수사 관행 정착 Δ검찰 의사 결정과정 합리화 Δ청렴성 강화 Δ검찰 조직문화 개선을 중점에 두고 선행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권 경찰, 기소권 검찰' 의견에 반대

문 후보자는 검찰에 기소권만 부여하자는 견해에 대한 질의에 "판사가 재판을 하지 않고 판결을 선고할 수 없듯이, 검사가 수사를 하지 않고 기소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사와 기소는 성질상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OECD 국가 등 검찰제도를 두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검찰이 기소기능과 함께 수사기능도 보유하고 있다"며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수사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부여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수사권 조정은 기관 간 권한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로부터 국민과 국가공동체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해서는 "기소는 검찰의 본질적인 기능으로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기소 기능을 검찰로 일원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찰의 영장청구권 부여에 대해서도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문 후보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기본권 제한이 가능한 공수처가 입법·행정·사법에 속하지 않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며 "효율적인 부패척결 방안 마련에 지혜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탈검찰화 '공감'…검사 파견제한은 '규모 검토'

문 후보자는 법무부에 검사 보임을 축소하는 방안에 공감하며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검사의 법무부와 외부 파견에 대해서는 파견의 적정 규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법무부의 탈검찰화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함께 법무행정의 전문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법무부에 검사 보임을 축소하는 등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외부전문가 채용시 공정하고 중립적인 공직관을 가지고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검사의 파견 제한에 대해서는 "검사의 법무부 및 외부기관 파견 제한에 대해 공감하나 법무부 등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해 검사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할 가치도 신중히 검토해 파견의 적정 규모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 News1

◇"조직문화 변화 필요…부패범죄·방산비리는 엄단"

문 후보자는 선배나 동기가 승진하면 사직하는 검찰 조직의 문화에 대해 "승진과 상관없이 계속 검찰에 남아 일할 수 있도록 업무시스템과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사장 직급 축소에 대해서는 "검찰 조직의 종합적인 인력과 조직진단 등을 통해 검토돼야 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과거 '중수부 부활'이라는 지적에 대해 문 후보자는 "특수단은 중수부와 같은 정식 직제나 상설조직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고 중수부 폐지 이후 특별수사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합수단·TF팀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어 "부패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하기 위해 특수단의 적절한 운용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존치여부나 운용방안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산비리 수사와 관련해서는 "방산비리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대범죄임을 인식하고 유관기관과 공조함과 동시에 단속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방산비리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형사부 강화·공안부 본연 임무 모색·심야조사 축소

문 후보자는 형사부 강화 필요성에 대해 "형사부는 고소·고발 사건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대부분의 형사사건을 처리하는 중요한 부서"라고 답했다.

이어 "형사부에 전담분야별 우수인력을 배치해 전문성을 고양하고 형사부 근무 경력자를 인사에서 우대하는 등 형사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검 공안부를 폐지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검 공안부는 공안사건 처리의 전국적인 형평성을 유지하고 전문성을 제고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어 "공안부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인권보장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문 후보자는 형사 절차와 관련해 개선돼야할 5개 과제로 Δ과학수사 역량 강화를 통한 물적 증거 수집 강화 Δ문답식 조서에 의존하는 조사 방식 탈피 Δ심야조사 금지 등 수사과정 중 인권침해 최소화 Δ기록 열람 등사 범위 확대를 통한 수사 투명성 제고 Δ변호인 참여 실질화 등 개선방안 강구를 구체적으로 꼽았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BBK 기획입국·성완종 리스트 사건 쟁점될 듯

이날 열리는 청문회에서 여야는 문 후보자가 수사한 주요 특수사건에 대해 날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BBK 기획입국 사건을 수사해 김경준 전 BBK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고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2015년 4월에는 성완종리스트 특별수사팀장으로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문 후보자는 BBK 사건에 대해 "2008년 당시 수사팀은 불편부당·엄정중립의 자세로 철저히 수사했고 2011년에도 재수사가 있었으나 동일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성완종리스트 사건에 대해선 "당시 특별수사팀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일체의 정치적 고려없이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를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한 것이 '검찰청법 위반'이라는 점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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