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못갚아…페이퍼코리아 대부업체서 돈 빌려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국내 신문용지 3위 업체 페이퍼코리아가 BW(신주인수권부사채)의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대부업체에 손을 벌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업황부진 등에 따른 기업 신용도 하락 우려로 제1·2금융권 대출이 여의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전주페이퍼의 충북 청주공장 인수자금도 외부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페이퍼코리아로선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페이퍼코리아는 제106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BW의 조기상환일인 지난 21일 변제해야 할 원리금을 사채권자에 지급하지 못했다. 미지급 금액은 원금 272억2790만원과 이자 13억2436만원을 합쳐 총 285억5226만이다. 이에 해당 채권은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했다.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면 채권만기와 상관없이 투자자들은 채무상환을 요청할 수 있다.

페이퍼코리아는 2016년 1월21일 300억원 규모로 5년물 BW를 발행했다. 3개월마다 표면이율(1%)을 적용한 연이자의 4분의1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만기일 전 매년 1월과 7월21일은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페이퍼코리아 관계자는 “자금조달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 부득이 사채의 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했다”며 “유엔아이대부로부터 300억원을 차입해 24일 원리금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1·2금융권 대출이 여의치 않자 대부업체에서 자금을 융통해 급한 불부터 끄겠다고 나선 것이다.

페이퍼코리아가 이처럼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전주페이퍼 청주공장 인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당초 페이퍼코리아는 전주페이퍼와 51대49 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한 뒤 이 법인을 통해 전주페이퍼의 청주공장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회사 편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독과점 우려 사유로 보류되면서 부득이 지분율을 100%로 높여야 했고, 페이퍼코리아의 출자금액도 기존 20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2배로 늘어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감자, 유상증자, 사채 부도 사태를 이어온 페이퍼코리아가 대부업체로부터 차입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면서 청주공장 인수가 순탄하게 진행될지 불투명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