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새 먹거리도 4차 산업혁명, '뉴 현대重' 닻 올렸다

현대중공업이 21일 울산 본사 종합연구동에서 최길선 회장(사진 왼쪽 일곱번째), 강환구 사장(왼쪽 다섯번째)과 각 사업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힐스센터를 개소했다./사진제공=현대중공업

지주사 체제로 새 출발을 선언한 현대중공업 (125,300원 ▲6,000 +5.03%)그룹이 4차산업혁명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ICT(정보통신)기술을 선박 운용 시스템에 접목한 솔루션 개발 성과를 본격적으로 내놓으며 단순 선박건조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시작했다. 이 같은 '뉴 현대중공업' 도약은 정기선 전무가 주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에서 최길선 회장과 강환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HILS:Hardware-in-the-Loop Simulation)' 센터 개소식을 가졌다고 23일 밝혔다.


힐스는 선박·해양플랜트를 비롯해 자동차, 항공기, 우주선 등에 탑재되는 복잡한 시스템을 다양한 가상의 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하면서 설계 오류나 오작동 등을 미리 진단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소한 현대중공업 힐스센터는 본사 종합연구동 1층에 215㎡ 규모로 만들어졌다. 조선·해양·엔진 등 3개 분야에서 총 9종류의 힐스장비를 갖췄다.

조선 분야에서는 해상에서 작업하는 드릴십 등 특수선박의 위치를 제어하는 다이나믹 포지셔닝(DP) 힐스와 전력관리시스템(PMS) 힐스를 비롯해 모두 4종의 힐스장비를 보유했다. 이중 DP 힐스는 9가지의 가상 해상환경에서 총 144개의 기능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실제 선박이 해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에 대해 검증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운항비용을 6% 가량 절감할 수 있는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 개발에도 성공했다.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은 항해사의 숙련도와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항해 방법을 표준화하고 운항 정보의 실시간 수집·분석을 통해 운항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 시스템이다. 에너지 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과 엔진, 프로펠러 등의 가동 정보 모니터링을 통해 최적의 상태로 선박이 운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같은 4차산업혁명 먹거리 발굴의 그룹 내 콘트롤타워는 지난 4월 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선언과 함께 신설된 ICT기획팀이다. 현대중공업은 신설 팀을 이끌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김태환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 회장을 영입했다. 김 CDO는 두산인프라코어 기획조정실과 기술본부를 거친 스마트 분야 전문가다.

실무는 ICT기획팀이 책임지지만, 4차산업혁명 도약을 위한 그룹 청사진 마련에는 정 전무가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전무는 최근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흐리와 '스마트십'(ICT·빅데이터를 선박 운용에 접목) 기술 공동개발 협약도 이끌어냈다"며 "4차산업혁명과 글로벌 협업 체계 구축은 신규 먹거리 발굴 특명을 받은 정 전무의 최대 관심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ICT기획팀 신설,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 개발에 이어 이번 힐스센터 개소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제품을 넘어 솔루션을 제시하는 현대중공업만의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