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도 프레임 전쟁… 김경수 "증세 이름 지어달라"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집중유세에서 김경수 대변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2017.4.30/뉴스1

문재인정부가 고소득법인·개인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면서 이를 잘 표현할 '명칭'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잘 지은 이름 하나면 국민 저항을 최소화하고 증세의 취지도 제대로 알릴 수 있어서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증세, 이름을 지어주세요"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재정 규모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율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꼴찌 수준이고 재정을 통한 소득재분배 효과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며 "이래서는 '더불어 잘 사는 나라'는 딴 나라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고 열심히만 일하면 넉넉하진 않아도 먹고, 입고, 자고, 아이들 키우는 데 부족함은 없는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 증세를 통해 재정과 소득재분배, 두 가지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증세,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부자 증세? 대한민국 1% 증세? 알맞은 이름을 붙여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중소기업, 서민과 중산층은 증세 부담 없도록 하겠다고 늘 강조해 왔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이 글에는 '재벌소득 정상화세' '귀족세'라는 반응과 함께 '디딤돌 증세' '노블리스 오블리주 세' 등 다양한 반응이 댓글로 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증세 부담이 극히 일부에 돌아간단 뜻으로 '핀셋증세'라고 표현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 일부 대기업이 '표적'라이며 사실상 표적 증세 아니냐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핀셋'보다 나은 이름을 모색하는 셈이다.

이름 붙이기(네이밍)은 곧 프레임 전쟁의 시작이다. 자칫 부정적 수식어가 붙으면 여론을 잃는다. 여권에는 참여정부 당시 '세금폭탄' 논란에 힘을 못쓰고 여론의 지지를 잃었던 일도 반복해선 안 될 '악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