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년만에 최고치…랠리 올해까지 지속된다

유로존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유로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까지 이 랠리가 지속하면서 유로화가 1.2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유로화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달러 대비 유로화는 1.1677달러로 지난 2015년 8월 이래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만 유로화는 1.8% 상승했다. 또 유로화는 파운드화보다 2.5%나 오르면서 주요국 통화를 제치며 기축통화의 위상을 재적립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의문의 여지가 없는 유로존 성장 개선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면서 “가을쯤 양적완화(QE) 축소 논의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QE 축소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이자 유로는 강세를 보였다.

FT는 “드라기 총재의 이번 기자회견은 유로화 강세를 촉발한 주요 이벤트였다”면서 “시장에서는 유로화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가 지금까지 명확한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배제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계속 유로를 사들이고 있다. 이 덕분에 유로는 올해 초반보다 10% 넘게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올 9월쯤에는 ECB가 점진적으로 채권 매입을 축소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유로 매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샌들러 브라운 브라더시 해리스맨 전문가는 “ECB는 필요하다면 자산 매입을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실에오스 키오나키스 유니크레딧 전략가는 "유로화가 이제 균형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유로화는 오랫동안 저평가되었고 이제 시장은 정상화를 위해 가격 책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ECB의 발목을 잡는 것은 유로 강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간 ECB의 자산 매입과 마이너스 금리 유지로 지난 기간 유로화 가치가 크게 저평가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ECB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키트 저키스 소사이트 제너럴 분석가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시작된다면 유로화가 저평가 상태를 유지할 수 없지만, 유로화가 제 가격을 찾아가면 인플레이션에 저항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 삭스는 “ECB는 유로화 강세에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정책 금리에 대한 지침(가디언스)을 강화하는 것이 하나의 움직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5년간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