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갓뚜기' 오뚜기, 文대통령과 재계 첫 간담회에 초청받아

오뚜기 (395,500원 ▲3,500 +0.89%)가 네티즌들이 붙여준 별명 '갓뚜기' 후광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뚜기는 오는 27~28일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에 중견기업으로 유일하게 참석한다. 국내 굴지의 14개 그룹과 재계 100위권 밖의 오뚜기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오는 27일~28일 기업인과의 대화에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오뚜기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재계 순위 15대 그룹 중 농협을 제외한 민간 14개사가 이 자리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중견기업 중 유일하게 오뚜기가 참석하게 돼 이목을 끈다.

오뚜기는 일자리창출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으로 꼽혀 이번 간담회에 초청받았다. 오뚜기는 재계 100위권 밖의 기업으로,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간담회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는 오뚜기가 '갓뚜기'로 회자될 만큼 모범적인 기업 경영을 이어온 것을 선정 배경으로 꼽고 있다. '갓뚜기'는 신을 뜻하는 '갓'(God)을 회사명 앞에 붙인 합성어다. 온라인 상에 오뚜기의 선행 시리즈가 회자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별명이 생겼다.


계기는 지난해 9월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의 별세였다. 함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직후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오뚜기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으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왼쪽부터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대표적인 미담 사례가 15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낸 일이다.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 9월 부친인 함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를 별다른 꼼수 없이 원칙대로 납부했다. 당시 함 명예회장이 남긴 오뚜기 주식은 총 46만5543주(지분율 13.53%)로 주식가치가 당시 3500억원에 달했다. 상속세·증여세법에 따르면 30억원 이상의 상장 주식에 붙는 증여세는 50%로 약 1500억원을 세금으로 내야 했다. 이에 함 회장은 15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주식 전량을 상속받아 최대주주에 올랐다.

여기에 함 명예회장이 24년간 남몰래 4242명의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고, 2015년 사회복지법인에 315억원 규모의 주식을 기부한 것이 알려지면서 '갓뚜기'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2대에 걸쳐 지속하고 있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대표적인 감동 경영 사례로 꼽힌다. 오뚜기는 지난해 별세한 함태호 회장 때부터 현재 함영준 회장에 이르기까지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쓰고 있다. 대형마트에 파견하는 시식사원 1800여명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이 화제가 됐다.

오뚜기는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회 연속 노동부가 선정한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뽑혔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야간 12시간 맞교대를 8시간 맞교대로 전환해 일가정양립 여건 조성에 기여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최근에는 라면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역시 갓뚜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편 오는 27~28일 열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는 함영준 회장이 참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 대표로 나서는 오뚜기가 대통령에 어떤 건의를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