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스닥, 나스닥보다 싸진다…"주가 수준 역전 임박"

'중국판 나스닥', 이른바 '차스닥'으로 불리는 중국 차이넥스트(창업판)의 주가 수준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에 밀릴 위기에 처했다. 중국 정부의 투기 규제 강화 움직임에 차스닥지수가 최근 1년 새 급락세로 돌아선 탓이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최근 IT(정보기술) 투자 붐에 힘입어 '닷컴버블' 때의 고점을 넘어선 랠리를 펼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차스닥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주가 수준을 반영하는 PER(주가수익비율)은 각각 36.2배, 34.3배를 나타냈다. 격차가 불과 1.9배로 차스닥지수가 산출되기 시작한 2010년 6월 이후 최저치다. 차스닥지수가 고점을 찍은 2015년 중순엔 PER 차이가 100배에 달했다.

차스닥·나스닥지수 PER 갭 및 PER 추이(단위: 배)자료: 블룸버그

차스닥시장은 중국 선전증권거래소가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었다. 차스닥지수는 출범 이후 2015년 중순까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차스닥시장에 진출한 신생벤처기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 덕분이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최근 투기 단속을 강화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지수는 2015년 고점보다 약 57%, 최근 1년 동안에는 25% 추락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5년 만에 열린 금융공작회의에서 금융 위험(리스크)을 통제하고 과도한 차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나스닥지수는 지난 1년간 26% 올랐다. 지난주에는 사상 처음으로 닷컴버블이 절정에 달한 2000년 3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뒤 연거푸 최고치를 경신했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기술주 대표주자들이 나스닥은 물론 미국 증시 전체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치우즈청 중국공상은행(ICBC) 인터내셔널리서치 홍콩 주재 애널리스트는 차스닥시장에 대해 "투자자들이 유동성 규제 강화와 신규 주식 대거 유입 여파로 위험투자 성향을 잃었다"며 중국 당국이 금융공작회의에서 규제 강화와 금융 리스크 차단을 강조한 만큼 차스닥지수의 하락세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부진한 실적도 차스닥지수 하락세에 힘을 실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차스닥에서는 100개 기업이 주식을 팔아 210억 달러(약 23조4550억 원)를 조달했는데 이들의 같은 기간 순이익은 170억 달러에 불과했다. 잉여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에서는 같은 기간에 107개 종목이 240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매각하고 9050억 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잉여현금흐름이 9960억 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