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만큼 나눈다" 갑을 아닌 상생 프랜차이즈 확산

#돈가스 프랜차이즈 부엉이돈가스는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2가지 약속을 준비 중이다. 하나는 당기순이익의 10%를 가맹점주에게 환원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공장 신규 설립으로 절감한 소스 생산비용의 일부를 가맹점주들을 위해 사용하는 내용이다. 부엉이돈가스 관계자는 “현재 15개 매장을 올해 말까지 30개로 늘리면 보다 순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창업한 지 2년밖에 안됐지만 조금이라도 늘어난 본사 수익을 나누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관행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맹점과의 상생을 약속한 프랜차이즈가 생겨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진행하는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점과 이익을 나누기로 약속한 가맹본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런 변화를 후원한다.

상생협력 모델로 주목받는 부엉이돈가스 역시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사업에 선정된 프랜차이즈다. 올해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미리 이익의 공유방식이나 이익공유 항목을 가맹계약서나 협동조합 정관에 명시하면 최대 1억원을 시스템 구축, 브랜드, 포장·디자인, 모마일·웹 홈페이지 개발 등에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달까지 모두 12개 가맹본부를 선정했다.

이익공유 내용은 다양하다. 부엉이돈가스처럼 가맹본부 이익의 일정비율을 가맹점 매출 등 성과에 따라 환급하는 경우를 비롯해 △가맹점의 물류매출 실적에 따라 수익금으로 환원 △조합원 가맹점주 출자액에 비례해 이익배당 △광고비·로열티·상표권 무상제공 등 다양한 상생협력 방식이 적용된다.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사업이 주목받는 것은 프랜차이즈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면서 가맹본부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불공정행위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과도한 물류마진, 특정회사 제품 강매, 광고비 전가 등 가맹점주의 피해는 날로 커지고 있다.


소진공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2012년 2678개에서 지난해 4268개로 늘었고 같은 기간 가맹점도 17만6788개에서 21만8997개로 대폭 증가했다. 이런 이유로 프랜차이즈 분쟁조정 처리건수는 최근 3년간 평균 530건을 넘어섰다.

유전균 부엉이돈가스 대표도 가맹점주로 활동하다 이런 이유로 직접 가맹사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그는 2013년 A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순위 3위를 기록하고도 적자가 이어지자 계약해지 후 자체브랜드로 월매출 1억원을 올리며 홍대 유명인사가 됐다. 이후 그는 “프랜차이즈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2015년 직접 가맹본부를 차리고 가맹점주와 이익을 나누려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가맹점주도 이런 본부의 지원에 만족스러워하는 눈치다. 통닭과 맥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임지환 용인동백호수공원점주는 “비수기 매출까지 신경 써주는 세심함이 인상적”이라며 “최근엔 1+1 행사에 들어간 비용 일부를 가맹본부에서 지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기청과 소진공은 올해 시범추진하는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지원사업을 내년엔 전영역으로 확대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지원사업이 ‘이익을 공유하는 상생협력 확산’이라는 업계의 인식전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육성방향을 점진적 공정거래문화 정착에 맞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