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장관→대통령, 공기업·기업 평창지원 전방위요청

【평창=뉴시스】 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G-200, 2018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다짐대회에서 홍보대사인 김연아와 응원메시지를 작성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7.07.24.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까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공기업과 기업들의 후원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지원 요청이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2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주최로 열린 'G-200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의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정말 아주 착실하고 꼼꼼하게 잘 준비가 되고 있어 이 정도면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꼭 성공할 수 있겠다, 정말 든든하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면서도 “그래도 후원이 좀 부족하다는 실정을 말씀하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업들 특히 공기업들이 올림픽을 위해 좀 더 마음을 열고 좀 더 많은 후원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해 포괄적이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후원 요청 대상을 거론했다.

이희범 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이어 대통령까지 기업들의 지원을 언급한 것이다.

조직위는 올림픽을 치르는 데 필요한 총 예산을 2조 8000억원으로 잡았지만 현재까지 확보한 예산은 2조 5000억원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기존에 확보됐다고 알려져왔던 예산은 경기장과 도로 건설 등 주로 사회간접자본(SOC) 조성용이어서 향후 부족한 부분이 대회 준비 인력과 실제 운영 경비 등으로 개최 성공과 직결되는 예산인 것이라는게 조직위 주변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후원 요청의 수위는 조금씩 높아져왔다. 지난 4월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당시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정부가 나서 공공기관 후원 2000억 원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에는 도종환 장관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도시인 평창과 강릉을 찾아 대회 시설을 비롯한 준비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대회 성공 지표 중 하나가 충분한 대회예산 확보인 만큼 예산 부족문제는 정부와 조직위가 책임지고 풀어갔으면 한다"면서 “민간 기업과 공기업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도 장관은 특히 공기업의 업종을 거론하면서 “올림픽 후원은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기업을 국내외에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면서 "대회 시설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는 전력, 에너지와 교통 분야 공기업이 앞장서서 후원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5일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지원위원회’에 참석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한국전력공사(한전)와 강원랜드를 언급하며 공기업들의 후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국정농단 의혹과 최순실 사태가 터진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후원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후원 요청의 수위가 올라가는 것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게 문제가 됐고 최순실씨 일가가 평창동계올림픽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도 후원을 결정하는데 조심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전력과 강원랜드 등은 공기업으로서 후원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최근 실적에 영향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강원랜드는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논란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액과 순익 등이 다소 후되했다.

강원랜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624억원, 당기순이익은 129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779억 원, 당기순이익 1428억원에 비해 각각 130억 ~ 150억원씩 줄어든 상태다.

공기업과 기업들은 선도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있거나 정부의 후원 기업에 대한 혜택 등 지원수위가 함께 거론되면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내놓고 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올림픽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직위, 강원도, 중앙정부, 대통령 다 열심히 하겠지만 김연아 선수가 말한 것처럼 국민 한 분 한 분이 내가 홍보대사라는 마음으로 관심 가지고 힘 모아주셔야 이번 올림픽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