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이어 베트남…글로벌 현장 직접 챙기는 신동빈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주일에 2회 이상 재판을 받는 일정 속에서도 국내외 현장을 누비는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출국금지에서 풀린 이후 미국과 일본을 다녀온데 이어 이번엔 활발한 투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베트남 현장을 전격 방문했다. 다음달 7일부터 경영권 관련 재판으로 일주일에 4일을 법원에 출두해야 하는 만큼 시급한 현안을 미리 지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24일 신동빈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해 '롯데센터하노이' 내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호텔롯데, 롯데리아와 롯데마트 동다점 등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응웬 득 중 하노이 인민위원장과 만나 '롯데몰 하노이' 등 롯데그룹이 하노이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다양한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롯데는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현지에 진출해 현재 백화점과 마트, 호텔, 시네마, 면세점 등 10여개 계열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 7만3000㎡ 부지에 연면적 20만㎡ 규모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이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신 회장은 25일 호치민으로 건너가 호텔과 백화점 등을 살펴보고 응웬 탄 퐁 호치민 인민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에코스마트시티' 등 롯데의 개발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개발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롯데가 투티엠지구 10만여㎡ 부지에 2조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대규모 단지로 백화점과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주거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 회장이 연이은 재판이라는 악재와 바쁜 일정 속에서도 현장 경영을 이어가는 강행군을 하는 것은 오너가 직접 나섰을 때 풀리지 않는 현안의 해결 속도가 빠른데다 판단이 서지 않았던 문제의 답을 찾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난 5월 검찰 출국금지가 풀리자 마자 미국으로 날아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신 회장은 미국에서 허쉬, IBM 등 글로벌 파트너사 고위 관계자와 면담하고 롯데가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을 방문하는 등 해외 현장경영 시동을 걸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에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투자 설명회에 참석해 직접 그룹 상황을 설명하고 투자 유치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신 회장은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주요 사업장을 불시에 들러 살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본점을 방문해 매장을 살펴봤다. 올 상반기에는 롯데월드타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롯데월드아울렛 광교점, 롯데마트 은평점 등을 비공식 일정으로 찾았다.

한편 오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계 첫 간담회에는 신 회장의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27일과 28일 양일 모두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잡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