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이익 3조원 시대 개막…수익성 애플 2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김성은 기자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3조원 시대를 열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조6922억원, 영업이익 3조507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2조4685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고 성적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8%, 영업이익은 573.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762.7% 증가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영업이익률이다. 2004년 2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고기록 40%를 넘어 45.6%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이다.

100원어치를 팔아 45원 이상을 남겼다는 얘기다.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39.2%였다.

업종은 다르지만 '남는 장사'에서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애플보다 수익성이 2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애플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26.6%였다.

동종업계 경쟁상대인 인텔의 분기 영업이익률도 20%대 후반에 그친다.

무엇보다 반도체 업황이 초호황기를 맞은 덕이 크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른바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D램 가격은 지난해보다 63%, 낸드플래시는 33%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최대 상승률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최근 보고서에서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783억달러(약 87조9000억원)에서 올해 1116억달러(약 125조2700억원)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년 동안 D램 평균 판매가격은 130%, 낸드플래시는 50% 뛰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PC 업체들의 고사양 경쟁,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서버 증설 경쟁,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시장 확대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지만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공급이 쉽게 늘어날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1위 업체 삼성전자도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 3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