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45만원' 무면허 치과로 50억원 챙긴 일당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빌린 치과의사 면허로 병원을 불법 운영하며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불법으로 치과병원을 운영한 치위생사 한모씨(42)를 의료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한씨와 공모해 명의를 빌려준 이모씨(79) 등 치과의사 5명과 이들을 연결한 브로커 3명, 면허 없이 방사선 촬영을 해온 치과 직원 1명에 대해서도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2015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브로커를 통해 치과의사 5명을 고용하고 압구정과 명동 등 2곳에서 일명 '사무장병원'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무장병원은 의사 면허가 없는 비의료인이 수익을 목적으로 개설한 병원이다. 허위 진단으로 과도하게 치료비를 청구하는 점 등이 사무장병원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한씨는 브로커에게 200만~300만원을 건네 치과의사들을 소개받고, 치과의사들에게는 300만~1200만원을 지급해 면허를 빌렸다.

치위생사인 한씨는 의료면허가 없음에도 환자 6명에 임플란트를 직접 시술하고, 의사들의 채용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치료 금액 가운데 2억3000만원에 대해서는 요양급여를 신청하기도 했다.

한씨의 병원에서 일하는 일부 직원들이 의료면허가 없는 상태서 방사선 촬영을 하는 등 불법 의료행위를 한 점도 적발됐다.

이들이 운영한 사무장병원은 시술 비용을 대폭 할인하는 식으로 고객들을 유혹했다. 일반적으로 100만~150만원에 달하는 임플란트 비용을 45만원까지 깎아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했다.

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고객 중에는 부작용을 겪는 사례도 나왔다. 한 피해자의 경우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치아가 입 안쪽 잇몸에 박혀 이후 성형외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이들이 약 2년간 불법 치과병원 운영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해당 병원은 타인에게 양도돼 정상 영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무장병원 형태에 대해 관계기관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며 "검증된 주변의 병·의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고 지나치게 저렴한 의료비를 제시하는 이벤트성 광고 등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