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점포 축소 그만…동네 사랑방으로 키우자"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우리은행이 영업점 축소를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2년6개월간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점포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를 완료한 결과다.

비대면거래 증가와 영업환경 급변 등으로 은행권의 영업점 통폐합이 계속되지만 우리은행은 영업점들을 금융거래는 물론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거점역할을 담당하는 ‘사랑방점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2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광구 행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적자를 포함해 수익성이 낮은 점포, 성장이 멈춘 점포 등 100개 이상 점포를 줄였다”며 “더이상 점포를 줄일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국내 영업점(지점·출장소)은 이 행장 취임 당시인 2014년말 993개에서 올 6월말 887개로 2년반 만에 106곳이 줄었다. 전국 우리은행 점포 10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은 셈이다.

점포 구조조정 기준은 수익성과 성장성 2가지였다. 우리은행의 지상과제인 민영화를 앞두고 이 행장이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 결과다. 지금 남은 우리은행 점포는 모두 연간 순이익이 5억원 넘거나 현재 순이익은 낮더라도 자체평가 결과 미래수익 전망이 좋은 곳이다.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높은 점포만 남은 만큼 더이상의 영업점 통폐합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우리은행의 판단이다. 비대면거래 증가로 내점 고객이 줄면서 영업점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영업점을 너무 줄이면 오히려 영업기반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에 익숙지 않은 장·노년층이 여전히 금융소비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현실도 감안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을 지역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삼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은행 영업점에 문화나 교육콘텐츠를 더하거나 카페 기능을 부가해 금융거래가 아니더라도 지역주민들이 찾을 수 있는 점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행장은 “영업점을 고객들이 집안얘기나 이웃얘기를 하면서 금융거래도 상담할 수 있는 사랑방 점포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금융 전문지식을 갖춘 역량 있는 직원이 따뜻한 이웃의 사랑방 같은 점포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