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창업주 3세, 대한광통신 5년만에 경영권 회수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이 대한광통신 (1,130원 ▲36 +3.29%)의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매각한 지 5년 만에 되찾는다. 대한광통신은 2001년 대한전선의 광섬유 사업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회사로 올해 미국과 중국의 광섬유·광케이블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설윤석 전 사장은 대청기업(설윤석 지분 50%)과 함께 이날 '큐씨피6호 프로젝트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큐씨피6호)'가 보유한 대한광통신의 주식 1807만4678주 중 50% 해당하는 903만7339주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통지했다. 설 전 사장은 대한전선 그룹 창업주인 고 설경동 회장의 손자다.


설 전 사장은 대한광통신의 전 최대주주로 5년전인 2012년 11월20일 큐씨피6호에 1160만6446주를 271억5900만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로 신주인수권도 매각했다. 당시 계약체결일로부터 5년 내에 매각했던 주식의 50%를 되살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을 걸었다.

이에 따라 설 전 사장은 오는 8월 14일 903만7339주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고 경영권을 되찾는다. 설 전 사장은 현재 친인척 지분을 포함해 9.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콜옵션 행사 후에는 29.05%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큐씨피6호(지분율 19.24%)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설 전 사장이 5년전 양도한 지분의 주가는 1주당 2340원이었으나 콜옵션 가격은 현 주가(25일 종가 3795원)보다 조금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광통신 관계자는 "회사 실적과 업황이 좋아졌기 때문에 사모펀드로부터 경영권을 빨리 되찾고, 오버행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을 초반에 제거하기 위해 전 최대주주가 콜옵션 행사를 서두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광통신은 올 들어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9.1%, 579.8% 증가한 323억원, 3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매출액 372억원, 영업이익 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9.3%, 244% 증가했다.

대한광통신은 올 하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07억원, 10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으로는 매출액 1402억원, 영업이익 188억원이다.

지난 2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대한광통신이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은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광통신 투자가 늘면서 광섬유·광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단가도 뛰었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2014년 6~8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광섬유 판매 단가는 올해 초 10~11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수요 급증에 따른 광섬유·광케이블 호황은 3~5년간 유지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대한광통신 관계자는 "광섬유 관련 전공정 자체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코닝(CORNING), 일본 스미토모(Sumitomo), 그리고 대한광통신 세 곳 정도"라며 "공급이 부족하지만 과거 과잉공급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전세계 공급업체들은 케파(생산능력)를 2~3년간 단계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섬유 슈퍼사이클은 길어야 5년 정도로 보는데 이후 미래 먹거리를 위해 산업용·군사용 레이저와 의료용 특수광섬유를 개발하고 있다"며 "특수광섬유는 통신광섬유에 비해 20~30배의 부가가치가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