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투자證, SK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증권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지난 20일 본입찰에 참여한 케이프투자증권·큐캐피탈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케이프투자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인수가격은 SK㈜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10.04%(특수관계인 포함)를 감안해 6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케이프투자증권이 경영권을 인수한 후 일정 기간 안에 최소 800억원 가량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프투자증권 최대주주는 선박엔진부품 제조업체인 케이프가 출자해 세운 SPC(특수목적회사)인 '이니티움2016'으로 지분 82.4%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프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전신인 LIG투자증권을 인수한데 이어 2번째 증권사 M&A(인수·합병) 성공을 눈앞에 뒀다.


본입찰을 앞두고 법무법인을 통해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법룰적 검토까지 마친 만큼 금융당국의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케이프투자증권과 매각주관사 측은 기대했다.

실제로 SK그룹과 매각주관사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둔 기준은 M&A를 확실히 매듭지을 수 있는지 여부다. SK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금융사 주식 소유 금지 규정을 해소하기 위해 SK㈜가 보유한 SK증권 주식 매각을 오는 8월2일까지 완료해야 한다.

SK그룹 입장에선 매각가격에 치중하다가 M&A가 무산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인수 후보자가 매각가격을 높게 써냈는지보다 인수 의지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한 것이다.

이런 요구 조건을 감안해 케이프투자증권은 대주주 적격성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면밀히 따졌다. 또 매각자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상대로 본계약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 계약이 무산될 경우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고용승계와 위로금 등도 중요한 인수 전제조건으로 포함됐다.

이밖에 케이프투자증권이 매각자 측의 요구 사항 대부분을 수용하고 인수자금 중 자기자본 300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유치한다는 자금 조달 계획을 충실히 제시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LIG투자증권 인수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검증받았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일정상 다음달 2일 전까지 모든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긴 어렵겠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해 M&A를 마무리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하이투자증권, 올해 초 이베스트투자증권 입찰에 참여하는 등 증권사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기자본 5900억원 규모의 증권사로 거듭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