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조작' 수사, 이유미 체포부터 '정점' 이용주 소환까지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2016.12.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제보조작 사건을 둘러싼 당 '윗선'이자 보고체계 '정점'인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49)이 26일 오후 3시 검찰에 소환된다. 지난달 26일 핵심피의자 이유미씨(38·구속기소)가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긴급체포된 지 꼭 한달 만이다.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강정석)는 이날 이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지막으로 한달을 끌어온 제보조작 수사를 이번 주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이유미-이준서-김인원-김성호로 이어지는 제보입수 보고라인에 따라 관련 인물들을 순서대로 소환해 사실관계들을 정리해왔다. 검찰 수사에 따라 이씨는 지난 14일 허위로 제보를 꾸며내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40·구속)은 이를 조장·공모한 고의성이 인정돼 기소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부실검증' 의혹을 받고 있는 공명선거추진단의 김성호 전 수석부단장(55)과 김인원 전 부단장(55)에 대한 신병처리 방침이나 기소 여부도 이 의원을 조사한 뒤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모든 사실관계가 이날 이 의원 소환조사를 통해 마무리되는 셈이다.

◇이유미 체포로 시작된 제보조작 수사

6월26일, 이유미씨가 검찰에 소환되면서 '제보조작'이라는 네 글자 단어가 국민에게 각인됐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씨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국민 앞에 사과를 해야 했다.

이씨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 과정에 개입한 제보가 있다는 증거를 조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준용씨의 대학원 동료라는 제보자를 꾸며낸 뒤 음성변조 증언 파일과 모바일 메신저 캡처본을 조작해 제공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던 중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며 긴급체포하고, 이틀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같은 달 29일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모두 13차례에 걸쳐 구치소와 검찰 청사를 오가며 조사를 받았다. 결국 검찰은 긴급체포 18일, 구속 15일 만인 지난 14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씨를 기소했다.

이유미씨. 2017.6.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공범' 이준서도 구속…이번주 기소방침

검찰의 칼날은 곧장 이씨와 수차례 메신저를 주고받은 이 전 최고위원으로 향했다. 지난 3일 이 전 최고위원을 처음으로 소환한 검찰은 조사 일주일 만인 지난 9일,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그가 이씨와 메신저 연락을 주고받으며 제보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짐작하거나 알면서도 이를 활용한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 5월5일 첫 폭로 기자회견 뒤 민주당으로부터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까지 당하는 등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이 전 최고위원이 이를 외면한 채 조작된 제보내용으로 5월7일 추가 기자회견을 주도한 사실에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 전 최고위원이 '미필적 고의'를 넘어서, 제보가 조작됐음을 알고도 선거에 활용한 '확정적 고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씨와 사실상 공범관계라는 판단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구속된 뒤로도 거의 매일같이 구치소와 검찰을 오가며 강도 높은 소환조사를 받아왔다. 구속 직전까지 "제보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부인한 이 전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는 28일 이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2017.7.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부실검증' 김성호·김인원…공명선거추진단 책임은?

검찰이 남겨둔 퍼즐은 공명선거추진단의 '부실검증' 의혹이다. 앞서 검찰은 김성호 전 수석부단장을 두차례, 김인원 전 부단장을 세차례 소환해 조사를 벌였지만 혐의에 대한 판단을 미루고 있다.

현재 이들은 조작된 제보내용을 바탕으로 5월5일과 7일, 두차례에 걸쳐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등)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다만 이들이 검증책임을 소홀히 했는지, 조작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등 '고의성' 유무에 따라 혐의에 대한 판단도 극과 극으로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검찰도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관계들을 종합하면, 김 전 수석부단장과 김 전 부단장은 기자회견 전날인 5월4일과 6일 각각 이용주 의원실에서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만나 이유미씨가 조작한 제보 내용을 검토했다.

김 전 수석부단장과 김 전 부단장은 "제보자 신원보호를 위해 연락처 등 인적사항을 밝힐 수 없다", "제보 내용이 100% 사실이다"는 이 전 최고위원의 말만 믿고 각각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당시 이들은 제보자의 이메일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급하게 검증을 마무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현재 검찰은 이용주 의원을 조사한 뒤 이들에 대한 혐의와 신병처리를 함께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따라서 이날 조사를 통해 공명선거추진단 '부실검증'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의원 소환에 앞서 "그동안 조사한 것에 대한 정리와 추가 보완조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왼쪽부터), 김성호 전 의원, 김인원 변호사 © News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