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레밍' 막말 일주일…거세지는 사퇴 압박

물난리 속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난 김학철 충북도 의원이 22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을 향해 “레밍(들쥐의 일종) 같다”고 막말해 공분을 샀다. 김 의원은 이날 함께 귀국한 박한범 의원과 밤 11시 30분에 충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도민 사과를 열 예정이다. 2017.7.22/뉴스1

"국민들이 레밍(설치류 들쥐) 같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던 김학철 충북도의원(무소속)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막말 논란이 불거진 뒤 일주일 동안 유럽에서 조기 귀국해 사과까지 했지만 추가로 올린 장문의 해명글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되고 충북도의회 상임위원장 직함도 내놓은 김 의원이 향후 거취 표명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현행법상으로는 의원직을 상실하려면 '자진 사퇴'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물난리 속 유럽 출장'으로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 충북도의원은 25일 민주당 충북도당 윤리심판원 전체 회의에서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의원직 사퇴를 통해 사죄의 뜻을 구하겠다며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이 사퇴하면서 '외유성 출장' 논란을 빚은 3명의 충북도의원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김학철·박한범·박봉순 의원으로 모두 자유한국당서 제명된 뒤 현재는 무소속이다.

특히 김학철 의원은 막말 논란이 불거져 사퇴 압박이 더욱 거세다. 이달 17일 국민들을 향해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진 뒤 일주일이 됐지만 비난 여론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김 의원이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 의원은 22일 조기 귀국한지 이틀 만인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4 용지 9장 분량의 장문의 해명글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해명글에서 김 의원은 "사상 최악의 수해에도 휴가 복귀해서 현장에도 안나가본 지금 대통령이라 불려지는 분, 수해복구가 아직 진행중인 데도 외국 나가신 국회의원들, 휴가 일정 맞춰서 외유나가신 높은 분들, 최악의 가뭄 상황인데도 공무로 외유나가셨다 돌아오신 각 단체장들 다 탄핵하고 제명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권을 비난했다. 레밍 발언에 대해서는 "기자가 처음부터 보도 전제라고 통고해주지 않았다"며 탓하는 듯한 해명을 했다.

이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는 여론이 커지며 사퇴 여론이 불거지고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북여성연대는 24일 "수재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외유성 해외연수와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도의원들은 자진 사퇴하라"며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행법상으로는 김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려면 '자진 사퇴'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방자치법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을 때 지방의회가 의원을 제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의회 소속 자유한국당이 17명으로 가장 많아 사실상 제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