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파견직 3008명 직접고용 결정(종합)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CJ프레시웨이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한 병원의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러시아 식단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CJ

CJ가 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파견직원 3008명을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고 2만 5000여명에 달하는 무기계약직의 처우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는 27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간담회를 앞두고 새 정부의 사회적 상생과 일자리 우선 정책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취지다.

CJ그룹(회장 이재현)은 26일 방송제작 직군, 조리원 직군 등을 직접 고용 형태로 전환하고, 무기계약직을 ‘서비스 전문직’으로 변경해 정규직에만 제공해온 의료비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CJ그룹 관계자는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적극 호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비정규직 인력의 직접 고용과 처우개선을 통해 차별없고 동등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CJ프레시웨이 조리원 직군 2145명과 CJ E&M·오쇼핑·헬로비전의 방송제작 직군 291명, 사무보조직 572명 등 사업장에서 동종·유사 직무를 수행하거나 상시·지속 업무를 담당하는 파견직 3008명이 직접고용 전환 대상이 된다.

각 직군 별로 파견회사와 계약이 만료되는 시기 등을 감안해 연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CJ그룹은 "파견회사와의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특히 ‘급식 여사님’으로 불리는 조리원은 절반 이상인 1283명이 55세 이상 고령 취업취약층으로 대부분 지속 근무를 원하는 생계형 근로자들이다. 직접고용으로 전환되면 이들의 장기근속이 가능해져 고용불안이 해소될 전망이다.

또 청년층의 비중이 높은 방송제작 분야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며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회사측은 기대했다.

업무전체를 맡기는 하도급 직원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중 각 계열사별로 고용형태 전환방식 및 시기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도급은 주로 중소기업이 담당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비스직은 위상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2만 5000여명에 달하는 무기계약직 호칭을 ‘서비스 전문직’으로 바꿔 전문직 개념을 강화하고 의료비를 지원해 정규직과의 격차를 줄이기로 했다.

CJ는 2013년 무기계약직인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했으며 이들에게 4대보험, 각종 수당, 복리후생과 함께 학자금 지원, 경조금 등 사실상 정규직에 준하는 혜택을 제공해 왔다.

이번 추가 조치로 CGV, 올리브영, 푸드빌, 프레시웨이 등에서 근무하는 ‘서비스 전문직’은 의료비 중 본인 부담금이 10만원을 초과하는 비용 전액을 지원받게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CJ는 무리한 계획보다는 정규직과의 격차 해소나 가능한 직종의 정규직 전환 등 실현 가능한 대책 중심으로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양질의 일자리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두산그룹이 지난 25일 계약·파견직 근로자 450여명을 정규직 전환하기로 했으며 지난 5월에는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전문 자회사를 세워 103개 하도급 협력업체 직원 5189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CJ의 경우 그룹 계열사가 파견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함에따라 재계전반에 정규직화 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정규직 전환조치로인한 비용부담이 상당할 전망이다. CJ그룹측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대한 조치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시대 흐름에 맞춰가기 위한 이재현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CJ그룹은 대기업 집단 공시 기준으로 2015년 6만 659명이었던 직원수가 2016년 6만 5015명으로 4356명 증가해 일자리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기업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해 부모의 돌봄이 가장 필요한 초등학교 입학 전후로 1달간 ‘자녀 입학 돌봄 휴가’를 제공하고, 남성의 출산 휴가를 2주 유급으로 늘리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