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상장사 연예인 대상 잇단 CB 발행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강호동, 신동엽, 이수근/사진=머니투데이

코스닥 엔터테인먼트 상장사들이 연예인을 대상으로 잇따라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자금부담 없이 엔터사업을 확대하려는 엔터사와 재테크를 원하는 연예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서로 '윈윈(win-win)'하는 전략으로 CB가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아이오케이 (4,070원 0.00%)에 따르면 지난 25일 토니안(안승호), 김재덕 등을 대상으로 7억2000만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토니안이 3억4900만원, 김재덕이 5700만원을 투자했다. 이번 CB 발행은 두 사람의 소속사인 티엔네이션엔터테인먼트를 아이오케이가 인수하면서 잔금과 상계해 지급한 것이다.

토니안이 대표로 있는 티엔네이션엔터는 지난해 매출액 5억5900만원, 당기순이익1900만원을 기록했다. 아이오케이는 티엔네이션엔터의 지분 60%(42만 1949주)를 9억200만원에 인수했다. 현금으로 1억8200만원을 지급한 뒤 잔금을 CB 발행으로 상계했다.

아이오케이는 매니지먼트 사업 강화를 위해 연예기획사를 인수하고 있다. 지난 17일 가수 장윤정의 소속사 빌라프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때도 인수대금 90억원 가운데 65억7000만원을 CB로 지급했다.

연예인 매니지먼트 및 드라마 제작사 SM C&C (1,670원 ▲19 +1.15%)도 지난 18일 강호동, 신동엽, 전현무, 이수근을 대상으로 77억원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납입일은 10월 19일이다. 강호동과 신동엽이 각각 30억원, 전현무가 12억원, 이수근이 5억을 투자한다. 강호동과 신동엽은 2012년 9월에도 SM C&C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이번 CB 발행은 연예인들이 SM C&C와 전속 재계약을 하면서 재테크까지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CB는 주식에 비해 투자위험이 크지 않고, 안정적인 이자수익과 함께 주가상승 시 시세차익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최근 SK텔레콤이 SM C&C의 2대 주주에 오르면서 실적과 주가전망이 밝다는 점이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SM C&C는 CB 발행으로 전속 재계약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CB를 발행하면 현금이 유출되지 않고, 연예인 입장에서는 원금이 보장되고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 전환으로 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