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하반기 투자 2배 늘린다…올해 총 9.6조 '사상 최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가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7조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40%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26일 이사회에서 이 같은 추가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5조원을 이미 투자했다. 당초 계획에서 남은 투자금이 2조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만 놓고 볼 때 투자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추가 투자금은 신공장 조기 완공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재무기획본부장(전무)은 전날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우시(D램)와 충북 청주(낸드플래시) 신공장 완공 시기를 2019년 상반기에서 내년 4분기 정도로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조기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것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서면서 재무여건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이 12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재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시장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 결단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굴기'를 내세운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기술 차이가 상당하지만 중국의 자금력과 정부 지원을 고려하면 격차를 벌릴 수 있을 때 벌려야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에서 2020년까지 중국 우시 공장에 1조1161억원을 추가 출연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