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땐 물놀이만? 귀·눈호강 오감만족 어때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가운데 이색 휴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집을 떠나 바다에 몸을 던지고 계곡물이나 워터파크에 뛰어드는 휴가지에서라도 자투리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책을 한두권 쑤셔넣고 휴대폰으로 음악이나 영화 보는 것만으로 갈증을 느끼는 이들은 리조트 나 호텔서점이나 캠핑장 공연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급 리조트 단지 아난티코브의 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영원한 여행)' 모습/제공=아난티코브

대표적인 곳은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급 리조트 단지 아난티코브 중심부에 있는 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영원한 여행)'. 1855㎡(약 562평) 규모의 서점은 카페·레스토랑·꽃집 등 다양한 상업 시설이 모여 있는 아난티 타운에서도 이색적인 장소다.

해당 지구를 조성한 에머슨퍼시픽쪽은 서점 간판에 '영혼 치료소(soul clinic)'라고 적어두며 영혼을 어루만지는 서점의 효용을 강조했다. 주변에서는 '돈 안 되는' 시설이라며 반대가 컸지만 하루 300 ~ 400권 이상 책이 팔릴 정도로 조용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베스트셀러와 신간 서적 코너, 도서 검색대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성과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1층의 '바앤라운지'도 한쪽 벽을 책으로 채워 도서관 분위기가 나도록 꾸몄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별마당 도서관’과 더불어 신세계의 인문학 중시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도심 스테이케이션(스테이+휴가(vacation)) 휴가족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장소다.

조금은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곳도 있다. 부산의 대표 휴양지 해운대의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펼쳐지는 상설공연 '왕비의 잔치'는 전통음악과 무용, 다채로운 색의 전통의상이 한데 어우러져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예술을 알리고 있다.

국립부산국악원에서 펼치는 국악공연 '왕비의 잔치' 시즌 3 공연모습/제공=국립부산국악원

공연을 주관하는 국립부산국악원은 다양한 국악기, 전통 춤 등의 볼거리가 제공된다는 점, 공연 시작 전 무대에서 출연진들과 함께 직접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 세계인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전통예술무대라는 점 등에서 학부모들의 여름방학 자녀 교육용으로도 좋다고 소개했다.

국립부산국악원에서 펼치는 국악공연 '왕비의 잔치' 시즌 3 공연모습/제공=국립부산국악원

공연은 수 ~ 금요일에는 오후 8시,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4시(월, 화요일은 휴관)에 펼쳐지고 부산시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는 할인혜택도 주어진다. 서울을 떠나지 않은 이들은 9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마다 열리는 국립국악원의 '우면산 별밤축제'도 찾아볼만 하다. 공연 전에는 푸드트럭에서 파는 피자와 음료를 들고 돗자리 위에서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전석이 무료고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 3대가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휴가지로 산을 찾은 이들을 위한 공연도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리산과 덕유산 국립공원에서 펼치는 기획공연 '달리는 국악무대'가 대표적이다. 공연 프로그램은 7월 29 ~ 31일 오후 8시 지리산 달궁 자동차 야영장에서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이어 2차 공연은 8월 4 ~ 5일 이틀간 오후 8시 덕유산 덕유대 야영장으로 자리를 옮겨 민속무용 ‘사랑의 춤’, '진도북춤'과 기악합주 ‘신바람, 메나리’, 사물놀이 ‘삼도풍물가락’ 등이 공연된다. 주최쪽에서는 구름같이 몰린 인파에 물반, 사람반인 피서가 싫으면 오붓하게 차를 타고 아름다운 별과 소음없이 전달되는 계곡물 소리, 국악기와 명창들이 어우러지는 적당한 불협화음을 즐겨볼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