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도그' 문토리, 2년간 입양되지 못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새 주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블랙독(검은개)들./사진=동물보호단체 케어 영상 캡쳐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동물보호단체 '케어' 관계자들로 부터 유기견 '토리'를 입양받고 있다. (청와대) 2017.7.26/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품에 안기며 '퍼스트도그(first dog)'이 된 토리가 사람들이 기피하는 블랙독(검은털을 가진 개)이란 이유로 과거 2년 가까이 입양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편견·차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토리를 입양한 만큼 입양되지 못하고 있는 다른 블랙독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토리는 치료와 건강검진, 예방접종을 마친 뒤 26일 문 대통령에게 입양됐다. 토리를 맞은 문 대통령은 입양확인서에 서명하고 토리의 성격과 습성이 꼼꼼하게 적혀 있는 자료와 강아지 용품도 한아름 받았다.

토리는 2015년 10월 동물보호 활동가들에게 구조됐다. 발견 당시에는 남양주 폐가에서 60cm 짧은 줄에 묶인 채 움직이기도 힘든 상태였다. 밥그릇에는 썩어가는 잔반이 들어 있었다. 토리의 주인은 툭하면 개들을 때리다가 결국 잡아먹고는 했다. 토리는 세상을 떠나는 친구들을 바로 옆에서 바라보기도 했다.

동물보호단체 케어(Care)의 보살핌 덕분에 토리는 귀엽고 건강한 모습이 됐지만 구조된 지 1년 반이 될 때까지 입양되지 못했다. 밝은색 털을 가진 개에 비해 검은색 털을 가진 개의 입양을 기피하는 '블랙독 증후군' 때문이었다.

올해 5월 초 대선 유세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토리는 온몸이 검은 털로 덮인 소위 못생긴 개다"라며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는 철학과 소신에서 토리를 '퍼스트 도그'로 입양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