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논란 BBQ, '가맹점과 동행' 뒷북 자정 발표(종합)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김태천 제너시스 BBQ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BBQ 본점에서 새 정부 국정운영기조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분야 정책 방향을 수용한 '패밀리와 BBQ의 동행' 방안에 대한 발표 전 인사를 하고 있다. 2017.07.27.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치킨값 꼼수인상과 올리브유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제너시스BBQ(이하 BBQ)가 27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정책을 대폭 수용한 자정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물품 자율구매나 마진공개 등 조치가 포함돼 있지만, 정부방침을 그대로 반영한 것인 데다 공정위의 불공정 거래 실태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이뤄져 '면피성 쇼'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태천 BBQ 대표는 27일 서울 BBQ종로관철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 국정운영 기조와 공정위의 가맹 정책을 전폭 수용해 가맹점주와 본사동행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동행방안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수평적 관계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먼저 오는 9월부터 '패밀리와 BBQ 동행위원회'를 가동해 판매가격과 구매가격, 광고판촉에 대한 의사결정을 함께하기로 했다.

또 가맹점의 불만이 높던 필수 구입품목을 최소화하고 마진을 투명화하기로 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나 닭고기, 소스 등 브랜드 통일성 유지를 위한 최소 품목만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그밖의 제품은 자율구매를 완전 수용할 방침이다.

공정위가 추진하는 외식업종 필수물품 마진공개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 품목별 유통마진도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또 가맹점의 인테리어 자체 공사를 전면 수용하고 디자인 개발비와 감리비도 브랜드 통일성 유지를 위해 최소 한도로 반영해 현실화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로열티 제도 도입과 정착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성과공유를 위한 '패밀리 주주제도'를 도입해 상장(IPO) 이전 가맹 사업자에 본사주식 매수권 부여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 대해 '면피성 쇼'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그동안 가맹점을 상대로 한 갑질에 대한 반성이나 보상조치 없이 이미 발표된 정부의 제도개선책을 먼저 반영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공정위는 △정보공개 강화 △가맹점주 협상력 제고 △ 가맹점주 피해방지 수단확충 등 가맹점 제도개선책을 발표한 바 있다.

게다가 공정위는 지난달 BBQ가 본사가 부담해야할 광고영업비를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겼다는 혐의를 잡고 현장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지난해말에도 BBQ가 가맹점 수를 부풀린 정황을 확인해 현재 제재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가맹사업 불공정거래에 대한 대대적인 현장조사도 예고된 상태다. 결국 공정위의 칼날을 의식한 조치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주 주요 50개 업체들이 공정위에 필수품목 마진공개를 다 한 상태고 로열티 도입도 상당수 업체들이 이미 시행하거나 준비중에 있는 것"라며 "다들 정부의 제도개선책을 따를 준비를 하는 상황이어서 특별히 새로운 내용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너인 윤홍근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내용도 없는 간담회는 진정성 없는 쇼일 뿐"이라며 "잇딴 갑질논란으로 프랜차이즈 업계를 분탕질한 당사자들이 오히려 또다른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장과 공정위원장 간 만남이 (28일) 예정된 상황에서 BBQ가 먼저 나서 당혹스럽다"며 "협회는 BBQ가 프랜차이즈 산업질서를 훼손한 장본인이라고 판단해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었다"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