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0.6%… 올 '3% 성장' 가능할까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제공=뉴스1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되는 수준이나 1%대를 넘긴 1분기와 비교해선 성장세가 다소 하락했다.

민간소비가 국내소비 위주로 회복세를 나타냈고 건설 및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에 따른 중국과의 상품‧서비스 교역 악화로 수출 증가율은 다소 꺾였다.

정부가 예측한 3% 성장률을 위해선 남은 3‧4분기 성장률이 0.8%는 돼야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11조원대 추가경정예산의 경기부양 효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 2분기 소비, 투자가 성장세 이끌어=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실질 GDP는 전기대비 0.6% 성장했다. 전기대비 0.5%포인트, 전년동기대비 0.3%포인트 각각 낮은 수준이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휴대폰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 전기대비 0.9% 증가했다. 2015년 4분기(1.5%) 이후 최고치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해외소비가 주도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는 국내소비가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3분기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내수가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1.0% 증가했다.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투입이 줄었지만 민간 부문 건물건설이 늘어 성장세가 이어졌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장비 등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5.1% 증가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7.2%로 2010년 3/4분기(20.6%) 이후 2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전기대비 0.9% 증가했다.

수출은 자동차 부품, 석유화학제품 등이 줄어 전기대비 3.0% 감소했다. 감소폭은 2008년 4분기(-4.3%) 이후 34분기 만에 가장 컸다.

정 국장은 “1분기 수출 증가율(2.1%)이 평년보다 높아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며 “중국 내수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고, 중국인관광객 감소로 여행수지가 악화된 영향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수출이 감소세로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수입은 기계류가 늘었으나 원유 등이 줄면서 전기대비 1.0% 감소했다.


◇ 제조업 주춤, 서비스업 반등= 2분기 경제활동별 성장률은 △제조업 -0.2% △건설업 –0.3% △서비스업 0.8% △전기가수도사업 2.6% △농림어업 –2.5%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1분기 2.0%였던 제조업 성장률은 철강 업종 등 부진으로 성장세가 1분기 만에 반락했다. 지난해 3분기(-0.4%) 이후 3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이 줄어 2014년 4분기(-0.3%)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서비스업 성장률은 부동산 및 임대업이 줄었지만 은행, 보험사 등 금융업계 실적 호조와 개인서비스업 회복세로 2015년 3분기(1.0%) 이후 7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국내총소득(GDI)는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성장 기여도는 내수 1.5%포인트, 순수출 –0.9%포인트로 집계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올해 3% 성장, 추경효과에 달려= 2분기 성장세를 고려할 때 한은이 전망한 연간 2.8% 성장 경로는 유지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성장세는 당초 전망치에 부합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추경 효과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10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추경이 하반기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려 연간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국회 예산정책처는 추경의 올해 성장률 제고효과를 0.11~0.12%포인트 추정한다. 정부보다 기대치가 낮은 셈이다.

한은은 남은 3·4분기 평균 성장률이 0.8%는 돼야 연간 3%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기 성장률이 0.5%를 밑돈 것은 △2009년 1분기(0.1%) △2009년 4분기(0.4%) △2012년 3분기(0.4%) △2014년 4분기(0.4%) △2015년 2분기(0.4%) 등 다섯 차례다. 잠재성장률을 고려할 때 돌발 악재만 없다면 분기 성장률 0.5% 이상 가능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