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업인들의 자신감 "유로화 강세 걱정 없다"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중앙은행의 간부들은 직설적으로 말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때로는 굉장히, 때로는 좀 덜하긴 하지만, 거의 항상 ‘애매’합니다. 단어도 좀 남다르게 선택해 사용합니다. 금융시장의 기대심리를 일방적으로 형성해서 금융가격이 난폭하게 움직이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경제와 금융환경은 수시로 바뀌게 되는데, 나중에 정반대의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 20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첫 번째 질문에서부터 응하기 아주 까다로운 답변을 요구받았습니다. 최근 유로화의 종합적인 대외가치가 2014년 말 이후 최고치로 절상되었는데 걱정되지 않느냐는 것이죠.

이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환율의 재조정이 이번 회의에서 다양한 시각과 다양한 방식으로 일부 관심을 받았다."

유로화 상승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있었다는 얘기겠죠. 그래서 유로화 강세에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나쁘다'고 일방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는 뉘앙스로 들렸습니다.

중앙은행의 말에 이골이 난 외환시장이 금세 속뜻을 알아차렸겠죠. 유로화는 더욱 강해졌습니다.

때마침 독일 7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최근 ECB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떠오르고 유로화도 많이 올랐으니 기업들의 분위기가 좀 냉각됐을 거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는 위 그래프와 같이 정반대였습니다. Ifo경제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들의 자신감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91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Ifo의 클라우스 볼라베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강세는 독일 경제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독일 기업들은 환율변동을 관리하는데 익숙하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프랑스나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기업인들 생각은 좀 다르겠죠.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7월 27일 (15:05)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