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판매 부진에 제조업 경기 주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 부두에 수출을 위한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은행이 조사한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두 달째 보합세를 기록했다. 전자, 화학 관련 업종은 개선됐지만 자동차 관련 업종이 부진했다. 중국 판매가 줄어든데다 주요 업체 파업 결의로 일감 부족 등 부정적 심리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업황BSI는 78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지표는 올해 4월까지 전월대비 4개월 연속 상승해 4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잇따라 하락‧보합세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산출하는 통계지표다. 100을 기준점으로 경기판단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구분된다. 지수가 낮을수록 경기가 좋지 못하다고 응답한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 경기지수를 업종별로 보면 화학물질‧제품(86→93), 전자‧영상‧통신장비(96→99) 등은 개선된 반면 자동차(75→65), 비금속광물(93→80) 등은 악화됐다.

하세호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전자 업종은 반도체 호황으로, 화학 업종은 국제유가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BSI가 상승했다”며 “자동차는 중국 수출 부진과 일부 완성차 업체 파업 결의로, 비금속광물은 집중호우에 따른 건설수주 부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 업황은 대기업 BSI가 82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지만 중소기업 BSI는 76로 전월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22.4%) △불확실한 경제상황(15.7%) △경쟁심화(12.8%) △수출부진(11.2%) △인건난‧인건비 상승(6.6%) 등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손꼽았다. 전월과 비교해 경쟁심화, 인건난‧인건비 등에 대해 우려가 확산됐다.

비제조업 업황은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 7월 비제조업 업황BSI는 79로 전월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 주요 업종별BSI를 보면 도소매(71→78), 건설(68→72), 운수(78→83) 등이 상승했다. 반면 부동산‧임대업(80→78), 예술‧스포츠‧여가(85→78) 등은 하락했다.

도소매 업황 개선은 철강 및 석유화학 제품 등 산업재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건설업은 토목부문 수주 증가와 주택경기 호조로, 운수업은 휴가철 여행객 증가 및 화물 물동량 증가로 업황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비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21.0%) △경쟁심화(14.3%) △불확실한 경제상황(10.7%) △인력난·인건비 상승(10.1%) △자금부족(8.0%) △정부규제(6.6%) 등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전월보다 경쟁심화에 대한 우려는 줄었으나 인력난·인건비 상승 부담은 커졌다.

한편 5월 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6.9으로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계절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8.0으로 전월대비 0.5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