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나는데…케이뱅크 주력 '직장인K' 판매재개 난항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사진=K뱅크 홈페이지

국내 두 번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이하 카뱅)의 흥행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선발주자인 케이뱅크는 자본금 확충 이슈 등으로 주춤하는 표정이다. 지난달부터 일부 신용대출 상품 신규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기존 주주들의 증자 또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이 없으면, 중단된 상품의 판매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한도거래(마이너스통장) 방식의 '직장인K 신용대출' 신규 판매는 지난달 15일부터, 원리금균등·만기일시 상환 방식의 '직장인K' 판매는 이달 1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이 상품들 외에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인 '슬림K', 연 5.5% 일괄 금리의 마이너스 대출인 '미니K' 등은 계속 이용할 수 있지만 연 최저 2.67%의 '직장인K 신용대출'이 케이뱅크의 주력 상품이었던 탓에 지난 4월 영업 개시 당시의 성장 속도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중단 원인은 무엇보다도 '예상 밖의 성장세'가 핵심 원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연간 목표였던 여신 5000억원을 100일도 안돼 초과 달성했다. 폭발적인 여신 증가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 우려 등이 제기되자 선제적으로 주력 상품 중단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이하 카뱅)의 성장을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1월 본인가 당시에는 "내년 쯤 증자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케이뱅크 관계자는 "연내 증자 완료로 목표 시점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카뱅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증자 시기를 더욱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일부 주주들은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기약없이 지연되면서 기존 주주들은 '성장할수록 추가 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 주주들과 달리 지분 2~4%를 들고 있는 중소벤처 주주들은 수십억원대 추가 출연이 큰 부담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하반기 주택담보대출과 직장인 소호대출 등의 신상품 출시를 예고한 바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더욱 절실하다"며 "추가 증자가 완료되거나 은산분리의 국회 통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케이뱅크의 주력상품인 직장인 신용대출 재개는 물론 신상품 출시는 기약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