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금리 인하 10년만에 서민금융 붕괴"

2016년 일본 대금업법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대금업자의 대부잔액과 건수 추이. / 자료제공=도우모토 히로시 도쿄정보대학 교수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일본에서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된지 10년 만에 대부업 시장 규모가 7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28일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일본의 최고금리 규제 완화 동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히로시 도우모토 도쿄정보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2006년 대금업(대부업)법 개정 여파로 대금업 시장규모는 20조9000억엔에서 지난해 6조627억엔으로 71% 가량 감소하며 서민금융이 붕괴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다중채무자 방지와 서민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2006년 12월에 출자법상의 상한금리를 시장금리보다 낮은 연 29.2%에서 연 20% 이하로 인하하고 2010년 6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도우모토 교수는 "당시 학계와 업계에서 반대가 극심했지만 공산당 계열 변호사들이 지지하는 단체가 강력히 주도해 성공했다"며 "일본 대금업법 개정 여파로 대금업체의 자금공급 기능이 위축되자 경제적 취약계층에서 돈을 못 빌려 겪는 고통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했다"고 말했다.

도우모토 교수는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경제성장율에 마이너스 영향 △자영업자의 폐업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 △자살자의 증가 △불법사금융 이용자 증가 △생활 격차의 확대 등을 지적했다.


일본 자민당 다이라 마사아키 의원 역시 "금리 상한 제한은 다중채무자의 불법 사금융 이용을 부추기고 이로 인해 자살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며 "일본의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다이라 마사아키 의원은 일본에서 상한금리 규제 완화를 추진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최근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각계의 비판이 쇄도하자 일본 정치권은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서민들의 자금경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상한금리 규제를 완화하는 작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도우모토 히로시 교수와 다이라 마사아키 의원이 각각 주제발표를 한 후 이상빈 한양대 교수,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 한재준 인하대 교수, 김대규 서울디지털대 교수,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