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담배 니코틴 규제 강화"…담배株 급락

알트리아그룹 주가 추이(단위: 달러)/자료: 블룸버그

미국의 담배 니코틴 규제 강화 움직임에 글로벌 담배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알트리아그룹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9.5% 추락했다. 알트리아는 필립모리스 미국 법인을 통해 '말로보', '팔리아먼트' 등의 담배를 만든다. '캐멀', '럭키스트라이크'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는 영국 런던증시에서 6.8% 떨어졌다. 두 종목은 장중에 한때 낙폭이 19%, 14%에 달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날 담배 니코틴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힌 게 화근이 됐다. FDA는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중독을 막을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스콧 고틀리브 FDA 국장은 성명에서 "(담배는) 장기적인 이용자의 절반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유일한 합법 소비재"라고 말했다. FDA는 예방 가능한 질병·사망의 주요인으로 담배를 꼽고 흡연에 따른 사망자가 미국에서만 연간 48만명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FDA는 니코틴 함량을 낮춰 중독을 피할 수 있는 담배 생산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공개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덕분에 저니코틴 제품을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22세기그룹(22nd Century Group)의 주가는 20% 넘게 올랐다.

담배 회사들은 이날 FDA의 발표에 특별할 게 없다면서도 규제 향방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알트리아는 니코틴 규제가 과학과 증거에 기반해야 하고 기술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FT는 담배산업이 세율 인상과 흡연율 하락,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독성 등에 따른 고객 충성도가 높아 여전히 큰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담배업종은 주식시장에서도 인기가 좋다. 배당이 상대적으로 클 뿐 아니라 담배업체들이 최근 전자담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성장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대한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FDA의 니코틴 규제 방침이 이날 담배주 급락을 주도했지만 담배회사들의 장기적인 가치에 영향을 미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담배 관련 질병 및 사망자를 줄여야 한다는 규제 방침은 뚜렷하지만 구체적인 규제안이 마련되려면 몇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이크 반 덜켄 액센도마켓 리서치 책임자는 이날 담배주가 급락한 건 시장이 과민반응한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