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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의 휴머노미]부동산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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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부국장대우 겸 산업1부장
뉴스1 부국장대우 겸 산업1부장
한국인의 재산형성에서 가장 큰 비극은 주식 등 금융자산이 중심에 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산형성이 부동산에 의존한 모습은 부자나 중산층이나 규모만 다를 뿐 같다. 지난해 국민대차대조표에서 가계순자산의 74%가 부동산이었다. 이는 35~55%인 선진국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

최근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금융부자도 사실 부동산부자다. 이들은 재산의 52%를 아파트, 땅, 빌딩 등 인기부동산에 묻어뒀다. 재건축아파트는 투자 1순위였다. 저금리, 정책의 잘못, 증시 등 대체수단에 대한 신뢰부족 등이 복합된 결과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주택시장은 정책의 허점이나 딜레마를 예민하게 파고들며 맷집을 키워왔다. 지난해 8·25 가계부채대책이 나왔을 때 올해 공공택지 주택공급을 줄인다는 내용이 있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정책실패는 당연하다.

문재인정부 들어 주택규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시장은 별로 겁내지 않았다. 6·19대책의 하나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10%포인트씩 내리며 신호를 줬지만 시장은 콧방귀를 뀌었다. 종합대책이 아니라서 그랬다고 할 문제는 아니다. 학습효과가 작용했다고 본다. 단죄하듯 규제를 가해봤자 오래 못 가고 여기저기 부작용이 불거지며 결국 풀리게 된다는 것, 공급이 따라가지 않고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등을 경험으로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8·2대책은 경고를 무시한 대가로 문정부가 주택시장에 보인 본때다. 또한번 시장과 전면전을 시작한 것이다. 주거복지를 위해 투기수요를 박멸한다는 정권의 색채도 강하게 드러냈다. 서울시 전체를 투기과열지구로 묶은 것이나 강남4구를 포함해 서울 11개구와 세종시를 투기지역으로 중복지정한 것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구도다. 다주택자는 얼른 집을 팔고 형편이 되는 사람도 빚 내서 집 살 생각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시장은 예기치 못한 충격에 얼떨떨한 모습이다. 거래를 멈추고 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꼼꼼히 준비한 만큼 집값 안정 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의심하게 하는 딜레마는 여전하다. 집값 상승을 억누르기 위해 재건축을 도리어 줄여야 하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이번 대책에도 서울에 재건축을 줄이는 여러 규제가 들어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 도시재생 중단 등이 그것이다. 이들 조치는 수요억제책과 어울려 집값 안정 효과가 대단히 큰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이번엔 가격상승이 재건축이나 분양아파트에 집중돼 있어서다. 영악해진 시장은 이를 집값 상승압력이 축적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언젠가 실현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서울에 35층이 아니라 50층, 60층짜리 재건축 아파트라도 많이 지어서 수요를 빨리 만족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도시재생을 중단한 것도 결국 할 일을 미루는 일이다.

서울 주변의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 공급을 늘린다 해도 서울의 아파트보다는 기존 위성도시 구주택의 대체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 이번 대책으로 가장 서운한 사람들은 돈을 빌려 집을 샀거나 사려한 평범한 사람들일 것이다. 어제까지 돈을 빌려 집 사는 분위기였다가 오늘부터 갑자기 아니라고 하는 것 자체가 형평성을 깨는 것이다. 그 불만은 정책의 수명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부메랑 될 것이다.

한국인 가계자산의 주류인 부동산값은 너무 올라도 탈, 떨어져도 탈이다. 값이 적당한 범위에서 움직이도록 정책이 항상성, 일관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규제를 지나치게 풀어 집값을 부양하려 들거나 반대로 집값을 일거에 잡겠다고 의욕적으로 폭탄규제에 나서는 것 모두 위험하다. 온탕냉탕식 정책은 지속가능성과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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