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편결제 인민은행 통해서만 하라"…'핀테크' 규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한 운전자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알리페이를 이용해 지불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정부가 금융 감독을 강화하며 핀테크까지 통제 영역에 포함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통해 온라인 결제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간편결제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8일 중금재선(中金在線)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내년 6월30일부터 온라인 결제업무를 '왕렌'(網聯)으로 통일한다"고 선언했다.

왕렌은 인민은행 산하 청산총괄센터(清算总中心)를 포함해 알리페이, 텐페이, 유니온페이(중국은련) 등 45개 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설립한다. 인민은행이 실질적으로 37%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왕렌 설립으로 현재 알리페이(쯔푸바오), 텐페이(차이푸퉁) 등 핀테크 기업간 혹은 은행간 온라인 결제 창구가 한 곳으로 통일된다. 고객이 온라인 결제를 진행하면 현재는 기업과 은행이 바로 거래를 진행하지만 앞으로는 꼭 왕렌을 거쳐야 한다. 왕렌이 보유한 현금으로 거래가 진행되기 때문에 은행의 지급준비제도와 유사하다.

왕렌은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 인민은행은 올해 '쌍십절'(雙十節, 10월10일) 이전 온라인 결제의 70% 이상을 왕렌으로 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말까지 왕렌을 실질적으로 가동하겠다는 의미다.

중금재선은 익명을 요구한 한 결제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이미 지엄한 명령을 내렸다"면서 "(왕렌 설립을 위한) 기술은 이미 마련됐고 일부 대형 은행과 대기업들은 지지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시행 시기가 예상보다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핀테크로 인해 금융시장이 왜곡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광범위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될 위험성이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민은행이 규제가 느슨한 핀테크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핀테크 시장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규제가 느슨해 향후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한 경제전문가는 "왕렌의 탄생은 중국의 결제·청산 시장을 독점하던 유니온페이에 동생이 생긴 셈"이라며 “인민은행은 왕렌을 통해 통제권을 휘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中 "간편결제 인민은행 통해서만 하라"…'핀테크' 규제

온라인 통합결제시스템 구축…"지급준비제도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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