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35→15% 인하' 트럼프 공약…전문가들 "실현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성장 정책의 하나로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이 공약이 실현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회계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미국의 세제·재무·기업 전문가 3100여 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의 세제개혁안이 법제화할 것으로 본 이는 5.3%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40%는 법인세율이 25%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고 35%는 15~20%, 31%는 20%가 새 법인세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법인세율이 아무리 낮아져도 20~25%는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인 셈이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법인세율을 20%로 낮추는 내용의 세제개혁안을 추진해왔다.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기업 감세 공약이 후퇴할 것으로 보는 건 재정적자 확대 우려와 이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은 원래 재정적자나 재정지출을 늘리는 데 저항해왔다. 민주당은 대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기업 감세보다 중산층 감세를 주장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도 같은 이유로 최근 밀실 논의에서 법인세율 인하선을 20~25%로 높여 잡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딜로이트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또 세제개혁 입법이 트럼프 행정부나 공화당 지도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연내에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후 가장 획기적인 세제개혁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백악관은 다음 달에 세제개혁안을 공개하고 11월 말까지 상·하 양원의 승인을 받는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놨다.

세제개혁 입법이 연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본 이는 19%에도 못 미쳤다. 74%가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63%는 세제개혁을 완수하려면 의회가 타협을 해야 할 것으로 봤는데 로이터는 공화당이 올해 내내 그 가능성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법인세율 인하가 트럼프의 주장대로 미국 경제의 성장세와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 전문가는 1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