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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부동산 중독과 8.2대책

MT시평 머니투데이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입력 : 2017.08.10 04:42|조회 : 12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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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부동산 중독과 8.2대책
이명박정부의 23차례 대책에 이어 박근혜정부도 빚을 내서 집을 사도록 하는 저인망식 규제완화를 18차례 쏟아냈다. 돈을 풀어(양적완화) 집을 사도록 한 2014년 ‘초이노믹스’는 그 백미다. 9년 동안 지속된 규제완화는 2014년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주택거래량, 인허가물량, 입주물량, 가격상승 등 주요 지표들은 시장의 되살아남을 나타냈고 2016년 들어선 과열기미마저 보였다. 하지만 최근 시장 활황은 시장 스스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투기억제 장치가 풀리면서 생겨난 ‘가수요’에 의한 것이란 점에서 결코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가(가짜)수요는 불필요한 수요를 말한다. 가만히 두면 없을 구매수요가 집을 사도록 부추기는 규제완화(투기억제 약화)로 생겨난 만큼 가수요엔 투기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규제완화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를 투자자 자신의 조건에 맞게끔 이용해 주택의 부동산적 가치를 투기적 이익으로 추구하는 게 가수요의 본색이다. 가령 젊은 대학생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부동산 투자연습’이란 이름으로 주택청약에 참여하지만 당첨되면 분양권을 되팔아 불로소득을 움켜쥐는 게 실제 속내다. 청약가입 연령의 인하, 1순위 자격 완화, 분양권 전매 제한 철폐 등의 규제완화들을 그들의 조건에 맞게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갭투자는 이보다 더하다.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를 저리대출이나 다주택 보유 등의 규제완화 제도를 이용해 매입한 후 집값이 오르면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게 갭투자다. 부동산 강좌를 집단수강한 사람들이 그룹을 만들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전세주택을 수십 채 헌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적잖다.

과거 복부인식 투기 전성시대와 달리 지금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택 관련 대출·세제·분양제도를 활용해 부동산으로 주택자산을 어떻게 형성하고 어떻게 늘려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면서 살고 있다. 저리 대출금을 어떤 조건으로 어떤 방식으로 일으켜 집을 언제 어떻게 사고, 상환을 얼마나 어떻게 하며, 다주택의 양도 차익을 언제 어떻게 실현하고, 수익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임대의 합법적, 불법적 방법은 어떤 것인지 등. 지난 9년간 지속된 규제완화는 이렇듯 국민들로 하여금 집을 어떻게 투자자산화할 것인가를 톡톡히 학습시켰다. 덕분에 ‘부(자산)의 대중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부동산이 국민 경제 성장을 주도하지만 이면에선 국민들의 ‘부동산 중독증’이 갈수록 깊어진다.

부동산 경제는 지대추구형 경제로 카지노경제와 같은 것이다. 부동산 중독을 벗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이러한 비생산적인 경제적 삶을 계속 살아야 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한 개인도 국가도 건강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연중행사같이 쏟아내는 부동산대책은 이젠 더이상 집을 사라고 부추기는 것이 되어선 안 된다.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부동산대책은 국민들의 부동산 중독을 치유하는 신 개념의 것이어야 한다.

문재인정부 들어 두 번째로 나온 8·2 부동산대책은 국민들의 부동산 중독 치유에 앵글을 맞춘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8·2대책은 앞선 11·9대책과 6·19대책, 즉 청약조정지역 지역과 확대를 기초로 해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다방면의 방안을 패키지로 제시했다. 청약 1순위 자격 강화,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 강화, 다주택 중과, 재건축의 투기적 거래 제한(예,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이 핵심내용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로운 것은 별로 없다. 지난 정부가 풀었던 규제들을 완화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듯하지만 규제의 정상화를 통해 보다 투명한(투기가 없는) 시장질서를 열려는 것이 8·2대책이 과거의 대책과 다른 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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