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 막지마라"…中개발자, 애플 反경쟁 고소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애플스토어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의 앱 개발자들이 애플을 반(反)독점 혐의로 중국 법원에 고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개발자들은 애플이 합당한 이유 없이 자신들의 앱을 삭제하거나 ‘앱 내 구매’(IAP)에 대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8명의 개발자를 대표해 지난 8일 애플을 고소한 중국 로펌 데어앤드슈어의 린웨이 변호사는 "스티브 잡스는 '어메리칸드림'을 대표하지만 애플은 젊은 중국 개발자들의 ‘차이나드림’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현지 법과 규제를 준수한다"며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앱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가 있으며, 중국 개발자와의 관계유지를 위한 부서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애플이 중국 앱스토어에서 지난달 5만8000여 개의 앱을 삭제하면서 시작됐다. 애플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강화 움직임에 발맞춰 ‘만리방화벽’(특정 외국 사이트 접속을 막는 중국 정부의 인터넷 방화벽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 앱 등을 차단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개발자인 다이웨는 "오랫동안 참았다. (앱스토어의) 앱 단속 결과가 아무 이유 없이 서로 다르다"면서 "비슷한 앱을 가진 회사들의 결과가 다르고 심지어 한 회사는 시기에 따라 처분 결과가 틀렸다"고 말했다. 애플의 앱 단속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불만이다.

중국 개발자들은 30% 이르는 앱 내 구매 수수료도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앱스토어의 법적 지위도 논란거리다. 인터넷 콘텐츠 제공을 위한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영업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중국국제반독점·투자연구센터의 치환 대표는 "애플의 앱스토어는 중국의 합법적인 법인이어야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