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플랫폼 사업자 불공정행위 규제한다

포털, 앱(애플리케이션)마켓 사업자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콘텐츠 업체나 앱 개발자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기존 망 사업자의 중립성 의무에 더해 인터넷기업 등 플랫폼 사업자들의 차별 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행위를 담은 법령이 도입됐다. 향후 중소 사업자들과의 분쟁이나 플랫폼 독과점 논란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망·플랫폼 사업자들의 사업자간 차별 행위 금지 기준을 담은 '전기통신 사업자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안)'을 확정, 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기존 가이드라인을 통해 부여된 기간통신사업자의 망 중립성 의무를 법령으로 명시한 한편 포털사업자, 앱 마켓 사업자, 오픈마켓 사업자 등 플랫폼 사업자들도 지배력을 이용해 거래 사업자를 부당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이 고시가 시행되면 구글,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앱을 선탑재하거나 앱장터에서 경쟁 상품 검색 배제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또 포털사업자가 다른 서비스 검색 결과를 제한하거나 자사 광고를 이용하지 않는 기업들의 사이트를 검색순위에서 일부러 배제하는 등의 행위도 제한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과징금 등 행정 제재를 받게 된다.

고시는 망·플랫폼 중립성을 저해하는 부당한 행위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으로 행위 주체와 관련해 행위의 목적이나 의도, 자사 서비스를 유리하게 해 다른 서비스를 제한하는지 등을 고려하도록 했다. 또 행위로 인한 이용자 선택권 제한 정도, 서비스 발전에 저해되는 지 여부, 상대방의 불이익 발생 여부 등을 고려하도록 했다.


다만, △실질적 이용자 이익 침해가 없는 경우 △전체 이용자 편익이나 후생증대가 큰 경우 △전기통신서비스 안전성 및 보안성 확보를 위한 경우 △행위주체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는 경우 △해당 전기통신 분야의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 부합하는 경우 △신규서비스 출시를 위한 불가피한 조건으로 인정되는 경우 등은 중립성을 해치는 부당한 행위가 아니라는 예외 조항을 뒀다.

방통위는 고시를 확정, 의결한 후 오는 16일 경 관보게재후 시행할 방침이다. 또 사업자가 구체적인 고시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해설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시행령에 담긴 규제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란 비판이 있는데다 고시에 담긴 내용조차도 원론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또 국내외 사업자간 차별 적용에 대한 문제도 일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규제가 언급될 때마다 해외사업자에 대해서는 제대로 집행 안된다는 불만이 있다"며 "국내외사업자 차별이 있어서 안된다는 걸 원칙을 정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법령은 국내외 사업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특히 현재 법무법인에 외국사업자에 대한 규제 집행 능력확보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이며 올해 연말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집행방안에 대해 개선 방향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도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의 불공정 행위 규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