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신탁 '신반포 4차' 재건축 사업 단독 입찰 참여

신반포 4차아파트 위치도. /사진=구글맵 캡쳐

한국자산신탁(이하 한자신)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신반포 4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할 전망이다.
　
13일 신탁업계·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신탁재건축사업 시행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지난 10일 마감한 결과 한자신이 단독으로 참여제안서를 제출했다.


추진위는 빠르면 16일쯤 한자신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MOU를 체결할 전망이다. 제안서 검토를 거쳐 세부 문구 조정 등 협상이 마무리되면, 연내 시행자 예비 선정 안건이 주민 총회에 오른다. 한자신은 내년 상반기 서초구청으로부터 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토지등 소유자 동의 75% 이상 필요)를 받는다는 목표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소재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재건축 추진 단지가 신탁 재건축 입찰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반포 4차는 조합 설립을 위한 법정 추진위가 10여년 전 구성 된 뒤로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해 조합 설립에 대한 동의율이 93%에 달했지만, 조합 설립 인가는 신청지 못했다. 당시 선출된 예비 조합장의 유고 및 주변 상가와 토지 분할 분쟁 등이 배경이 됐다.

이에 추진위는 빠르고 공정한 사업 진척이 기대되는 신탁 방식 재건축에 관심을 갖게 됐다. 11개 주요 신탁사에 사업 참여 의사를 확인했지만, 한자신을 제외한 다른 곳들은 인력·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참여를 고사했다.

한자신은 현재 1212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철거, 2024년까지 1730가구를 신축할 계획이다. 일대는 지하철 3·7·9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인근에 위치해 입지 조건이 좋고 '반포 자이', '래미안 퍼스티지' 등 유명 재건축 아파트들도 많다.


제안서는 강남 최초로 현금 기부채납을 활용, 재건축 가능 가구 수를 추진위 목표보다 늘린다는 구상이 기재됐다. 공사비는 분양 후 시공사에 지급하는 분양불이 아닌, 공사 진척도에 따라 내는 기성불 방식으로 설정됐다. 시공사의 사업 리스크(위험)를 줄여주는 대신 공사비를 낮추는 것인데, 3.3㎡당 공사비는 주변 강남 지역 시공 사례(520만원)보다 저렴한 425만원 선이 제시됐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한자신의 단독 입찰 및 사업 향배에 업계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신탁 방식 재건축은 도입 초기여서 선도적 업체의 행보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다"고 말했다.

한편 신탁 방식 재건축은 지난 7월 개정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 9일 이후 '위탁자(조합 방식에서 조합원에 해당) 지위 양도'(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 이후)가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