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경색우려 남북관계 화해 촉구 '광복 72주년'

15일 낮 12시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종교계에서 광복 72주년을 맞아 '평화'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지난 몇 년에 걸쳐 얼어붙은 남북 관계가 지속되면서 이념과 갈등을 넘어 화합을 이루자는 종교적 메시지가 무색하게 남북 종교간 교류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4일 종교계에 따르면 올해 8월 15일을 전후해 예정됐던 남북한 종교계 합동 행사가 남북 관계 경색으로 인해 축소되거나 무산됐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이하 종단협)와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이하 민추본)는 15일 오후 1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8·15 한반도 평화기원법회'를 봉행한다. 민추본은 "남북 간 긴장과 갈등이 해소되고 하루빨리 대화를 통한 평화로운 한반도가 되기를 염원하는 발원문을 통해 7000만 겨레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계종 측과 북한 조선불교도련맹(이하 조불련)은 2000년 이후 공동 발원문을 채택해 동시 법회를 진행해왔으나 2015년부터 남북한 정세가 악화되면서 3년 연속 동시법회가 진행되지 못했다.

천주교에서는 15일 낮 12시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염 추기경은 앞서 발표한 대축일 메시지에서 전 세계적 테러와 북한의 군사 도발 상황에서 평화의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8월 15일은 '성모 승천 대축일'이다. 성모 마리아가 지상 생활을 마치고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불려 올라간 날이라는 뜻이다. 이에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광복을 성모 마리아의 선물로 여기고 매년 민족 해방과 세계 평화 회복에 감사하는 미사를 전국 성당에서 집전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북한과는 인도적 지원을 중심으로 교류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권 이후에는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신 '평화의 바람·DMZ(비무장지대) 국제 청년 평화 순례'와 북한 지역 교회의 역사와 사진을 볼 수 있는 자체 개발한 앱을 활용한 '내 마음의 북녘본당 갖기 운동' 등 차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13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가 '2017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를 진행했다. 교회협 관계자는 "올해 조기 대선 이후 분위기가 좋아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하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며 "대신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 사람들을 만나 공동기도문 합의는 이뤄졌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1989년부터 남북한 종교 관계자가 공동 합의한 기도문으로 예배를 올리는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 공동기도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평양에서 함께 예배를 진행한 건 2014년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