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교수 "추경효과 미진시 한은 0.5%p 서프라이즈 금리인하 필요"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5일(현지시간) 정부의 추경예산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0.5%포인트 수준의 ‘서프라이즈’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 행보를 예고한 상황과 비교할 때 이례적이다.


손 교수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경제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조선 등 경기 변동성이 큰 산업들이 이를 주도하고 있어 지속 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며 “한국은행이 필요할 경우 과감하게 0.5% 포인트 정도 서프라이즈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통화정책과 정부 재정정책이 손발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말처럼 통화정책의 90%는 심리적”이라며 “한은이 서프라이즈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경기 부진 속 물가하락)이 걱정”이라며 “통화정책을 가계부채 등 일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쓰는 것은 부적절하고, 거시경제 차원에서 성장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인하로 한미 간 금리역전으로 인한 외화유출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일부 투기성 자본은 빠져나갈 수 있지만, 외환보유고도 충분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면 유입되는 돈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25%이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1~1.25%다.


손 교수는 “연준이 제시한 만큼 금리를 계속 올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보유자산축소는 시기나 기간보다는 어느 정도까지 규모를 줄이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 과감한 규제개혁을 주문했다. 그는 "단기적으론 추경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리고 생산성을 높이려면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연구결과에 따르면 규제완화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엄청나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미국 경제의 주요 이슈로 트럼프 아젠다, 보호무역주의, 경제전망, 통화정책을 꼽았다. 손 교수는 "헬스케어법안, 세제개혁 등 트럼프 정책들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오는 10월 2018 회계연도 시작 전에 국회통과와 예산확보 등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논란에 대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사실 과소비에서 기인한다"며 "현실적으로 일부 국내시장의 규제문턱을 낮춰 사줄 것 사주고 대미무역흑자를 일부 줄이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