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드보복·경쟁심화 이중고…'김 빠진' 밥솥업계

국내 밥솥시장을 양분하는 쿠쿠전자 (18,440원 ▲120 +0.66%)와 쿠첸 (6,560원 ▲50 +0.8%)의 올 상반기 실적이 나란히 뒷걸음질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한 데다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로 수익성까지 하락하는 등 외형과 내실 모두 크게 악화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올 상반기에 매출액 3566억원, 영업이익 42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1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28억원으로 22.4% 줄었다.

쿠쿠의 이같은 실적악화는 본업인 밥솥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쿠쿠는 중국의 사드 관련 통관 제재와 현지 홈쇼핑방송 판매 중단이 본격화한 2분기 들어서만 중국 관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4% 급감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경쟁사 쿠첸의 사정은 더 안 좋다. 쿠첸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11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 감소했고 영업손실 51억원, 당기순손실 4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쿠첸 역시 밥솥사업 부진이 실적악화의 주범이었다. 특히 이윤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고급 제품군 매출이 크게 줄어든 탓이 컸다. 쿠첸의 최고급 제품군인 IH밥솥의 상반기 매출은 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쪼그라들었고 중급 제품군인 열판압력밥솥 매출 역시 226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10.2% 빠졌다. 반면 이윤이 적은 일반밥솥 매출은 1.4% 줄어드는 데 그쳤다. 아울러 쿠첸 역시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한 48억원에 머무는 등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쿠첸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매출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실적 전반에 악영향을 줬다”며 “반면 고정비 성격이 큰 판매관리비는 오히려 늘어 수익성이 더욱 큰 폭으로 악화했다”고 말했다. 쿠첸의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509억원으로 전년 동기(497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이들 밥솥업체는 신제품 출시, 사업다각화 등으로 하반기 실적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쿠쿠는 장기적으로 지주사체제로 전환해 렌탈부문을 집중육성하면서 밥솥부문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쿠쿠는 지난달 ‘투자사업부문’과 ‘전열가전사업부문’ ‘렌탈사업부문’으로 회사를 분리하고 투자사업부문을 지주사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쿠첸은 오는 9월 출시할 신제품 밥솥을 바탕으로 하반기 매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쿠첸 관계자는 “밥솥 대목인 추석명절을 겨냥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홍보와 영업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