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마케팅에도 안팔리는 한진重 발전계열사 왜?

대륜발전 홈페이지 사진. /사진제공=한진중공업.

'탈원전' 마케팅으로 발전계열사 매각에 나섰던 한진중공업 (3,100원 ▲90 +2.99%)이 여전히 매수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전력시장 구조에선 가동할수록 손해만 보는 열병합발전소에 매력을 느낄 투자자가 없다는 지적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대륜발전, 별내에너지, 대륜E&S 등 총 3개 계열사에 대해 매각 작업을 벌여왔지만 1년이 넘도록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5월 채권단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율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발전사 매각에 나섰다.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대륜발전, 별내에너지가 수익률이 저조한 탓에 매각 유인책으로 도시가스 사업으로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대륜E&S도 패키지딜에 포함시켰다.

특히 새 정부가 들어선 후 탈원전·친환경 발전 수혜 바람을 타고 적극 세일즈에 나섰지만 결국 무산됐다.

매년 310억원 규모의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대륜발전은 2015년엔 298억원, 지난해엔 32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매년 130억원 안팎의 금융비용을 지불하는 별내에너지도 2015년에 180억원, 지난해에 1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현재의 전력가격구조 하에선 열병합발전소 자체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데 있다.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르면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는 발전 원가와 실시간 전력기준가격(SMP) 중 더 낮은 값을 적용해 정산한다.

올 상반기 SMP 평균치는 84.39원/kWh(킬로와트아워)이었는데, 열병합발전소의 발전 원가는 발전소마다 다르지만 통상 100원/kWh 안팎이다.

게다가 열병합발전소의 경우 원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투입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체 에너지효율이 80%대에 달하지만 전기만 놓고 보면 전기만 생산하는 LNG발전소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열병합발전소는 현재 100원에 전기를 생산하고 84.39원에 팔고 있어 전기를 생산할 때마다 1kWh당 15.61원의 손해보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열병합발전소들은 지역난방을 위해 열을 공급하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발전소를 가동해야 한다. 열 가격도 한국 지역난방공사 판매가를 기준으로 1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서민들이 이용하는 만큼 과도한 가격 상승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지역난방공사가 시장의 47%를 점유하는 상황에서 원료값이 비싼 LNG를 토대로 열을 생산하면 가격경쟁력은 25% 가까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렇다보니 열병합발전소들의 가동률은 평균 30%대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이 최대주주인 부산정관에너지도 지난해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중이지만 수익성이 떨어져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동률이 올라가면 그만큼 손해만 커지는 현 수익구조 개선이 먼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