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편광필름 생산설비 매각 결국 불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SK이노베이션이 2012년 10월 충청북도 증평산업단지에서 당시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등 회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정보전자소재 공장 합동 준공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이 공장에는 42인치 TV 약 1억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연산 5400만㎡ 생산능력을 갖춘 편광필름 설비가 구축됐었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108,400원 ▼2,200 -1.99%)이 'TAC(트리아세틸 셀룰로스) 필름' 생산 설비 매각에 결국 실패했다. TAC 필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대체재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마땅한 매각처를 찾지 못한 탓이다.

TAC 필름은 모니터와 노트북,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액정표시장치(LCD)의 편광판을 보호해주는 편광필름 중 하나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영업중단을 결정한 TAC 필름 사업 관련 설비 자산 매각을 포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영업중단을 결정한 2015년 TAC필름 사업 유형 자산 중 약 1178억원을 손실 처리하고 장부가액 기준 180억원 수준이었던 나머지 자산 매각에 나섰다. TAC 필름 사업 관련 전체 자산 중 180억원 가량만 매각될 것으로 예상했던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TAC 필름 시장 전망이 밝지 못해 당시 자체적으로 평가했던 매각 가능 자산 규모가 축소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42인치 TV 1억대를 만들 수 있는 연산 5400만㎡ 규모의 생산 설비를 충청북도 증평에 구축하고 2013년부터 상업 생산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잔여 자산 매각도 무산되면서 SK이노베이션은 이와 관련된 손상차손 약 153억원을 올해 2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매각예정으로 분류됐던 나머지 자산 중 회사 내 다른 사업부문에서 사용 가능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TAC필름 사업 자산 관련 전체 손실액은 약 133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에선 TAC 필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적정 가격에 해당 설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자산 매각에 실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편광필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코니카미놀타와 후지필름 등 일본 업계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가격이 비싸고 수분에 취약한 TAC 필름을 대체할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필름, 아크릴 필름 등이 속속 등장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일본 업계를 상대로 TAC 필름 설비 매각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비핵심자산과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TAC 사업 영업중단을 결정하고 설비 매각을 추진했던 것"이라며 "현재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연성동박적층판(FCCL) 등 핵심 소재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