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큰 장세, 이 펀드 투자하면 '발뻗고 잔다'

북한발 리스크가 증시를 강타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차익실현하고 현금화하는가 하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이나 달러를 사모으는 투자자도 있다.


장기적으로 증시 강세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주식을 저가매수 할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증시가 단기 고점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데다 북한발 위험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변동성에도 수익이 흔들리지 않는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하락장에서도 발뻗고 잘 수 있는 펀드는=최근 3년간 증시가 큰 변동성을 겪으면서 실제로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펀드로 자금이 몰렸다. 2015년 하반기에 증시를 주도하던 중소형, 성장주가 급락하고 대형주 장세로 시장이 급변하면서 높은 성과를 냈던 일부 펀드들이 반토막 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에 의뢰해 지난 7일 기준 순자산 50억원 이상인 국내 액티브 일반 주식형 펀드의 최근 3년 'MDD(Maximum draw down)'를 측정했다. 3년 MDD는 최근 3년간 펀드의 최대 손실 폭을 나타내는 것으로 펀드의 위험관리 능력을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최근처럼 코스피 지수가 고점 수준에 있을 때 MDD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투자지표가 된다.

유경PSG액티브밸류 펀드는 3년 MDD가 -9.10%로 국내 액티브 일반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최근 3년간 유경PSG액티브밸류 펀드를 최고점에 가입해 최저점에 판 가장 운 나쁜 투자자의 경우 9.10%의 손실을 봤다는 의미로 이보다 더 손실을 본 투자자는 없었다는 뜻이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의 MDD는 -15.03%로 집계됐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유경PSG액티브밸류 펀드에 대해 "널리 알려진 자산운용사의 펀드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지난해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고 소개했다. 현재 이 펀드의 순자산은 370억원 규모이며 70% 이상이 지난해 유입됐다.

이밖에 키움장기코어밸류(-10.66%), 한화정석운용(-10.91%), 한국투자네비게이터1(-11.14%), 한국투자패스파인더(-11.26%), 신영마라톤(-11.48%), HDC좋은지배구조(-11.54%),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11.79%), 삼성우량주장기(-11.96%) 펀드 등의 MDD가 양호한 수준이었다. 3년간 매매한 투자자 중 12% 이상의 손실을 낸 투자자가 없는 펀드들이다.

이들 펀드는 대부분 성적도 좋았다. 10일 기준 3년 누적 수익률은 유경PSG액티브밸류 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 펀드의 경우 각각 37.81%와 40.51%로 국내 액티브 일반 주식형 펀드 가운데 3위와 3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키움장기코어밸류 펀드의 수익률은 32.06%를 기록했고 한국투자패스파인더 펀드(15.64%)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들은 모두 24%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이 기간동안 표준편차, 즉 수익률이 평균에서 얼마나 오르내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역시 가장 안정적 수준이었다. 3년 연환산 표준편차는 삼성우량주장기(12.86%), 한화정석운용(12.77%) 펀드를 제외하면 모두 코스피지수 표준편차인 11.76%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증시 휴식기엔 배당주 펀드가 대안=코스피가 하락하면서 고수익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주 중심의 방어적 투자 전략도 부각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주 펀드로는 자금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쉬어간 최근 한 달 동안 자금 유입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지난 10일 기준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펀드로는 최근 한 달간 2643억원이 순유입 돼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로 6200억원이 들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41%의 자금이 한 달 동안에만 몰린 셈이다. 이밖에 베어링고배당(1253억원), 베어링고배당플러스(244억원) 펀드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연초 이후로만 6400억원 가까운 환매가 쏟아졌던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로도 최근 1개월간 210억원이 순유입됐다.

최근 한 달간 베어링고배당플러스(2.19%), 베어링고배당(1.94%), 신영밸류고배당(0.71%),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0.50%) 펀드 모두 양호한 성적으로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0.20%를 상회하는 뛰어난 방어력을 나타냈다. 3년 장기 수익률 역시 각각 33.43%, 26.48%, 23.29%, 23.94%로 우수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면 배당주의 이익 안정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수익률이 높아져 투자매력도가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는 코스피 순이익이 전년대비 47.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이익 성장에 기반한 큰 폭의 배당확대가 기대된다"며 "연말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널뛰기 장세서 저변동성 '로우볼' 상품도 주목=최근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도 7년간 강세장을 나타내며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로우볼(Low Volatility) ETF(상장지수펀드)로 유입됐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엑센츄어의 나렌드라 물라니 최고 데이터 및 분석 책임자(CAO)는 "저변동성 ETF 투자로 밤에도 두 다리를 뻗고 잘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로우볼 ETF가 여럿 출시돼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로우볼 ETF는 종목 선정 방법에 차이는 있지만 변동성이 낮은 종목만 골라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가총액이 아닌 변동성을 기준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급락장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장기 투자시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고배당 종목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되 변동성을 낮춘 '고배당+로우볼' 콘셉트의 교보악사파워고배당저변동성 ETF와 한화ARIRANG고배당저변동50 ETF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 각각 3.52%, 3.15%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3월 상장된 한화ARIRANG중형주저변동50 ETF는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1~300위 우량종목 중 변동성이 낮은 50종목으로 구성된 안정적 중형주 투자 상품으로 한 달간 -0.0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TIGER로우볼(2.96%),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로우볼(0.12%), KBSTAR모멘텀로우볼 ETF(1.11%)도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