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공정위에 '총수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달라"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네이버 (183,700원 ▲3,600 +2.00%)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과 관련, 투명한 지배구조와 전문경영인 체제를 근거로 네이버 법인을 법적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해진 창업자를 법적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다.

16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해진 창업자는 지난 14일 임원들과 함께 공정위를 방문, 준대기업집단 지정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네이버는 "네이버는 주식이 고도로 분산된 공개 회사로 어떤 개인도 주인이 될 수 없다"며 "개인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조차도 5% 미만의 네이버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뿐, 가족이나 친족들의 지분 참여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창업자의 지분율은 네이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0.7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지난 3월 이사회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계열사 지배구조에 대해선 "모기업이 거의 100%를 소유하고 있어, 특정 개인이 아닌 네이버가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공정거래법의 기업집단규제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개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의사결정 체제가 아니라는 것. 그러면서 "네이버의 지배구조와 전문경영인체제는 국내외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기업을 소유 및 지배하는 총수가 있는 민간기업, 공기업에서 시작해 민영화돼 총수가 없는 기업 등 지금까지의 기업 분류 카테고리에 적용되지 않는, 공정거래법의 기업집단규제가 추구하는 형태에 가장 가까운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공정위가 이 창업자를 법적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재벌 지배구조를 지분 분산에 기반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투명하게 전환하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에 제동을 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기존 재벌의 틀을 벗어난 기업들이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며 "공정위의 신중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