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펭귄 울음소리와 무리짓기 연관관계 첫 규명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극지연구소(소장 윤호일)가 남극에 서식하는 펭귄은 바다에서 울음소리로 의사소통을 하고 무리를 짓는다는 연구결과를 세계 처음으로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펭귄은 육지보다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해양조류이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선 실제 바다에서의 행동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그동안 해양에서의 행동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머리에 기록장치를 부착하고 수영 중인 젠투펭귄/사진=극지硏

극지연구소 조류연구팀은 동물에 탈부착이 가능한 소형 기록장치가 최근 개발됨에 따라 소리 녹음과 영상녹화가 가능한 비디오카메라를 활용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2014~2015년, 2015~2016년 두 번의 번식 시즌에 걸쳐 남극 킹조지섬 세종기지 인근 남극특별보호구역(171번)에 서식하는 젠투펭귄 어미새에게 비디오카메라와 수심기록계를 함께 부착해 펭귄의 행동을 기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디오 영상 분석을 통해 총 10개체의 젠투펭귄로부터 약 500~1000헤르츠의 높이에 약 0.1~0.5초 지속되는 소리를 598회 확인했다.

이 울음소리를 낸 펭귄들은 모두 혼자 수영을 하고 있는 개체들이었으며, 그 가운데 절반 가량의 경우(43.18%) 소리 발생 후 1분 이내에 화면 속에서 다른 펭귄들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홀로 있는 펭귄이 울음소리를 낸 후 다른 개체들이 나타난 점으로 미뤄보아 울음소리는 ‘무리를 짓기 위한 의사소통’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또 소리를 낸 뒤 펭귄들은 한 방향으로 빠르고 얕게 헤엄을 쳤는 데 이는 먹이원을 찾기 위한 일종의 탐색 과정이었을 것으로 짐작했다.

연구팀은 “남극에서 추가 실험을 통해 펭귄의 무리짓기와 의사소통의 과정에 대해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학술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 17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