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학원들의 '미소'…"정책 불안정에 감사"

16일 광주 북구 전남대 용봉홀에서 열린 '2021학년도 수능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학생들이 '수능 일부 과목 절대 평가는 풍선효과만 가져와', '새정부 교육공약 1호 수능 절대평가 전과목 전환!' 등의 내용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참석자들의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2017.8.16/뉴스1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 확정을 앞둔 가운데 학원들이 저마다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과 전문 학원들은 수학, 통합과학 등 관련 강의를 늘릴 전망이다.

컨설턴트들은 최상위권을 대상으로 한 수시 대비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사교육 흥행을 점쳤다. 학원 관계자들은 "정책 불안정성이 지속 될수록 사교육업계엔 유리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는 오는 18일과 21일 각각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청회는 지난 11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열렸고, 21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최종안 확정 발표는 31일이다.

교육계는 국어, 수학 등을 제외한 일부 상대평가안(1안)이 채택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사교육업계는 수능 개편안 확정에 앞서 발 빠르게 대응할 태세를 갖춘 상태다. 특히 문·이과가 나뉘어 응시할 수학 과목은 시안 채택과 상관없이 수강생이 몰릴 과목으로 꼽힌다.

중학생 대상 종합학원을 운영하는 A 대표는 "사교육업체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은 수학 과목마저 문·이과가 통합돼 변별력이 아예 없어지는 것이었다"면서 "영어 절대평가로 수학 반영비율이 높아지고 이과 선호 현상이 지속 되는 한, 절대평가 여부와 관계없이 수학 수업의 인기는 시들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올해부터 중 3 대상 수학 수업을 조금씩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학교 수학·과학 학원을 운영하는 B 대표는 "개정안이 나왔다고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는 학부모 학구열이 끊긴 건 아니다. 결국 학부모들은 학원비를 똑같이 유지할 것"이라며 "예컨대 상대평가일 때 4과목 학원을 하나씩 다녔다면 앞으로는 수학 2번, 국어 2번으로 바꾸는 식으로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과학 수업도 이미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학원들이 있다. 통합사회를 준비해야 하는 이과생보다 통합과학을 새롭게 접할 문과생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어 학생들의 관심을 끈다는 분석이다.

고교 교과서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일부 학원들은 올 여름방학부터 통합과학 수업을 시작했다. 대치동, 분당 등에 분원을 둔 C학원은 통합과학 강사 D씨 등을 내세워 6월부터 중 3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능 개선안 등의 정책 설명회를 진행하는 한편 올 여름방학에도 통합과학 특강을 진행했다.

대치동에서 수학·과학 중심 학원을 운영하는 E 원장 역시 "통합과학 관련 책을 쓴 저자들을 불러 특강을 두 클래스에 나눠서 개최했더니 중3 학생들이 대거 몰렸다"고 설명했다.

최상위권을 대상으로 한 수시 컨설팅 역시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주로 목동에서 활동하는 F 컨설턴트는 "수시형 학생, 정시형 학생으로 나뉘어 입시를 준비했던 과거와 달리 수능의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수시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공을 들이는 것이 대세가 됐다"며 "논술, 특기자 전형 축소 및 폐지와 더불어 지금보다 수능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내신 대비 학원과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등의 수요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