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횡보에도 '글로벌 석유 회사 투자 적기', 왜?

유가가 공급과잉의 여파로 장기간 박스권을 깨지 못하고 있지만 글로벌 석유 회사 주식은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주장이 나왔다. 올해 들어 주가는 하락했지만 배당성향이 높은 데다 앞으로 유가가 지금 수준보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서다.


닉 넬슨 UBS 유럽 주식 투자전략 대표는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증시에서 에너지 부문은 올해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음에도 흥미로운 부문"이라며 석유 회사 투자를 추천했다.

범 유럽지수 스톡스 600에서 석유·천연가스 기업들의 주가는 연초대비 평균 11% 하락했다. 스톡스 600이 5% 이상 오른 데 반해 저조한 성적이다. 국제유가가 40~50달러대 사이에서 장기간 횡보한 데다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되면서 다국적 석유 기업들의 주가도 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넬슨 대표는 높은 배당수익률과 유가 상승 전망을 감안할 때 석유 기업에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유럽 증시에서 석유·천연가스 기업들이 제공한 평균 배당수익률은 평균 6%다. 모든 업종 중 가장 높다.

여기에 넬슨 대표는 올해 말 유가가 배럴 당 60달러 부근으로 오르면서 석유 회사들의 주가를 뒷받침할 것이라 예상했다. 최근 몇 년 간 공급이 줄어든 데다 다국적 석유 회사들이 심해 유전 개발을 축소해 온 영향이다.


그는 "수요 측면에도 전 세계 성장 속도가 꽤 괜찮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요 경제권 중에선 영국만이 둔화세고, 유럽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미국도 꾸준히 견고한 모습을 보여서다.

UBS는 이번 주 별도의 보고서에서 "13분기 연속 과잉공급 끝에 재고가 올해 2분기 감소를 시작했다"며 국제유가가 내년 최고 80달러 부근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UBS는 내년 재고 감소가 이어지면 국제유가가 배럴 당 5달러 더 상승하고, 여기에 지정학적 위험과 공급 감소가 더 큰 폭으로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 당 10달러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배럴 당 50달러 부근인 브렌트유가 60~80달러까지 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스위스 금융 자문사 포르타의 비트 휘트만 파트너도 "석유 기업들의 주가는 시장수익률을 하회해 왔지만, 지금은 굉장한 가격 매력을 갖고 있다"며 "석유 업체들이 비용을 줄여왔고 탐사 프로그램을 감축해 온 만큼 지금은 투자하기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

휘트먼은 "다국적 석유 기업들은 높은 배당까지 제공한다"며 "다만 개별 종목이나 지역에 투자하기보다는 이 섹터 전체에 투자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초 배럴 당 56달러까지 올랐던 브렌트 유는 6월 말 44달러까지 떨어졌다가 7월 반등해 다시 배럴 당 5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