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된 ELW 풋, 보름 만에 30배 대박

8월 초 주가 급락으로 인해 증시풍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북미 긴장감 고조로 인한 충격파에 대부분 투자자들의 자산이 감소했으나 ELW(주식워런트증권), 주식선물 등 한편에선 대박이 터지기도 했다.


매수시기를 저울질하던 자금이 펀드나 중소형주로 유입되는 신호도 감지된다. 지정학적 긴장감이 해소되면 증시의 성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주가급락에 급증한 ELW 거래 =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증시에서 거래된 ELW 일평균 거래대금(매수+매도)은 2550억원(8월16일 기준)으로 지난 전체평균인 1916억원보다 33% 증가했다.

ELW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하는 미니선물도 같은 기간 일 평균 거래대금(매수+매도) 2조5352억원을 기록 전월 평균보다 47%나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과 미국의 전쟁 긴장감이 커지면서 주가급락이 발생했고, 이런 환경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다. ELW 풋은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인데 대부분 상품이 큰 수익을 냈다.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만들어진 ELW 풋은 불과 15거래일 만에 수익률이 1000%를 넘는 사례가 쏟아졌다. 한국C889코스피200 풋은 지난달 26일 장중저가 15원과 8월11일 장중고가 295원을 기록했다.

이를 기준으로 잡은 수익률은 1867%에 달한다. 이 밖에 400~500% 수익률은 기본. 2000~3000% 수익을 낸 코스피200 풋 ELW가 100개가 넘는다. 삼성전자 ELW 풋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ELW 풋에서 대박이 발생한 것은 기초자산이 되는 코스피200, 삼성전자 (77,700원 ▼1,900 -2.39%) 등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ELW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에서 벗어나면 가치가 제로(0)가 되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처럼 시장이 예상 밖으로 흐르면 가격이 급등하는 복권이 된다. 7월26일~8월11일 코스피200 지수는 319.46(종가기준)에서 302.72로 하락했는데, 이를 예측한 투자자들은 거의 없었다.

◇복권된 ELW, 콜은 '꽝' 풋은 '로또'

풋 ELW의 가격이 급작스레 천정부지로 뛴 배경이다. 코스피200지수를 토대로 한 미니선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등외가격에서 거래되는 ELW나 선물옵션의 경우 거래가 극히 드물다"며 "가격 상승 폭만큼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웠겠지만 적잖은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반대로 콜 ELW를 샀거나 미니선물에서 롱 포지션을 취한 이들은 그만큼 손실을 봤을 것"이라며 "시장 전반에 대박과 쪽박이 함께 발생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신용매수-공매도'의 조합에서도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주가하락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는 동안 한편에서는 신용·미수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속출했다.

급락 여파로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도 눈치 보기가 치열했다. 주가하락 공포심리가 확산되면서 한편에선 펀드환매가 줄을 이었으나, 현금을 보유하고 있던 한편의 투자자들은 최근 상황을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모습도 상당했다.

지난 11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 53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14일에는 31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환매와 자금유입이 반복된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마나 복잡한지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