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11번가 매각? 롯데·신세계 온라인몰 인수할 수도"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SK플래닛이 커머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사업부문까지 인수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SK측은 현재 이들과 쇼핑 사업 부문에서의 협업을 전제로 구체적인 제휴 방식을 두고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플래닛 고위관계자는 17일 “11번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롯데, 신세계 등 이제껏 협력을 추진해온 대형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사업 부문 인수까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SK가 11번가 사업을 따로 떼 내 유통기업에 매각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유통업체들과의 제휴를 추진하는 것은 11번가를 정점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지 매각하기 위해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커머스 플랫폼 사업에 대한 운영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부연 설명이다.

지난 2008년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SK가 11번가를 커머스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졌고 이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의 온라인 부문과 효과적인 협업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서성원 SK플래닛 사장도 사내 인트라넷 등에 “분사 후 매각이라는 옵션은 전혀 검토사항이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SK측은 오히려 롯데, 신세계 등의 온라인 부문을 인수해 11번가와 통합 운영할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는 상황. 대형 유통사들이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오픈마켓 등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11번가가 확고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협업의 핵심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것이 SK플래닛의 판단이다.

현재 다각적인 제휴 방식이 거론되고 있지만 긴밀한 제휴를 위해 지분을 교환해 협력 관계를 맺거나 5대5 비율로 출자를 통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 측의 협업이 가시화될 경우 유통업계에 파격적인 시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픈마켓 운영 기술과 고객 기반을 갖춘 SK플래닛과 상품 구성과 유통망 등의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경쟁력이 합쳐졌을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11번가의 거래액은 약 8조원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총 8조원 규모, 신세계 온라인 쇼핑몰거래액은 2조원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