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윙입푸드 어쩌나…골머리 앓는 유진證

중국 육가공 식품회사 윙입푸드 코스닥 상장 주관을 맡은 유진투자증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상장한 중국회사 컬러레이를 통해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실감한데다 최근 '살충제 달걀' 사태까지 불거져 적정한 밸류에이션 책정에 어려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윙입푸드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한국거래소의 심사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 6월8일 심사청구 뒤 주관회사 면담, 현지 심사, 추가서류 제출까지 마쳤다. 다음달 안으로 심사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윙입푸드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중국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육가공 식품 회사지만 국내 증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윙입푸드는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실적 안정성과 20% 이상의 이익률이 강점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관계가 위축된데다 올해 중국원양자원, 완리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회사는 화장품 원료회사 컬러레이 1개사 뿐이다. 그린소스는 지난 3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자진 철회했다. 지난 10일 코스닥에 상장한 컬러레이는 올해 상장 추진 기업 중 가장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희망공모가밴드를 내놨지만, 일반청약 미달 등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희망가밴드 최하단에서 공모가가 확정됐는데 상장 이후 주가는 더 빠졌다. 이날 종가 기준 컬러레이 주가는 3290원으로 공모가보다 13.4% 하락했다.


특히 컬러레이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한 시장 지배력과 기술 경쟁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투자심리 위축은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 때문에 윙입푸드가 어느 정도의 기업가치를 책정할지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컬러레이 주가는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9.3배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현재 주가가 대부분 PER 10배를 밑돌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윙입푸드 역시 공격적인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윙입푸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142억원으로 PER 10배를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는 1420억원이다.

더구나 최근 국내에서 살충제 달걀이 검출되면서 관련 종목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걸림돌이다. 윙입푸드의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비교기업군으로 꼽힐 수 있는 식품가공 관련 종목의 주가 약세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윙입푸드와 주관사 측에선 국내보다 중국 현지기업 위주로 비교기업 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이 또한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윙입푸드가 올해 첫 IPO(기업공개) 주관인데다 앞으로 중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주관을 줄줄이 추진할 계획이라 더욱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윙입푸드의 상장 성공 여부는 유진투자증권의 향후 IPO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환경을 보면 윙입푸드와 유진투자증권 측에서도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진투자증권의 그동안 IPO 전략을 참고하면 공격적인 기업가치를 내놓기보다 시장참여자가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공모가밴드를 제시하며 안정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