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두고 '내홍'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동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토크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8.16.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공식화하면서 내홍 조짐이 일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친홍계'(친홍준표계)로 알려진 류여해 최고위원도 "지도부 차원의 사전 논의 없이 개인적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홍 대표를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1심 재판이 나오는 결과를 보고 결과에 따라서 추이도 감안하고 당원 의견도 수렴해 결정해나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반면 홍 대표는 전날 대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막아달라는 시민의 요청에 "정치적 책임문제이기 때문에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잘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그 책임을 안진다면 무책임한 정치가 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 논의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당의 중지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사령탑인 정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조치 논의를 공식화하는 홍 대표의 발언을 일축한 셈이다. 친홍계 류 최고위원도 홍 대표에게 반기를 들고 나섰다.

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는 "당대표가 민감한 당 현안 문제에 대해 내부적인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 없이 개인적인 목소리를 내서 기사화 된 것은 토크콘서트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생각된다"고 반박했다.


류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에 관해 이미 당내에서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고 1심 판결 결과를 보고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통해 형성돼 있었다"며 “최소한 지도부 차원에서 사전 논의 내지 공감대 형성 없이 당대표가 개인적 의견을 당론처럼 이야기하신 것은 부적절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은 "일부에선 홍 대표의 발언이 바른정당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면서 "제대로 된 반성과 고백이 없는 그들과 정치적 연대를 모색하고 실천하려는 것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 불의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통 보수우파세력들은 적어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촛불 세력에 놀라서 그 당시 야당의 탄핵소추과정에서 부화뇌동하여 원칙과 기준도 없이 탄핵에 협조한 바른정당을 쉽게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 대표를 향해 "태극기 부대의 진심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박 전 대통령 거취 문제를 너무 쉽게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